그러다 2015년 정부가 미군기지 개발 계획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용산역 앞 입주·분양 잇따라
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재추진 기대
한남뉴타운·이촌 재건축 활기
래미안 용산 웃돈 최대 2억5000만원
"투자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가장 큰 변화는 용산역 앞 한강로 2·3가다. 도시의 흉물에서 초고층 건물 숲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지난달 30일 최고 40층짜리 주상복합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옛 전면 3구역)'이 입주를 시작했고, 바로 옆 39층의 '용산푸르지오써밋(옛 전면 2구역)'도 8월 입주 예정이다. 인근 용산 4구역에선 '용산센트럴파크 효성해링턴스퀘어(43층)'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이 단지는 이달 말 분양에 들어간다. 용산역 후면의 국제업무지구 개발도 내년부터 다시 추진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서울 뉴타운 중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도 활기를 띤다. 5개 구역 중 1구역(해제)을 제외한 2~5구역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은 최근 재개발사업 계획 변경안이 통과돼 건축심의를 앞두고 있다.
한강변인 이촌동 일대에서는 재건축 추진 바람이 분다. 최근 대장주인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이 꾸려졌고, 서빙고동 '신동아' 아파트도 추진위원회 설립을 앞두고 있다.
용산을 떠나는 기존 미군시설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유엔사·캠프킴·수송부 등 3개 부지 가운데 유엔사 부지가 가장 먼저 26일 입찰을 통해 낙찰자를 정한다. 최저 입찰가는 8031억원으로, 업계에선 낙찰가가 1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군기지 터에 들어서는 용산민족공원(243만㎡) 조성사업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인근 한남동 외국인아파트 부지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이르면 올해 분양할 예정이다.
각종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2015년 초 3.3㎡당 2600만원대였던 용산구 평균 아파트값은 현재 2995만원으로 올랐다(KB국민은행). 강남구(4389만원)와 서초구(3824만원)에 이어 세 번째로 아파트값이 비싸다.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 전용면적 161㎡ 로열층 분양권엔 2억~2억5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한남뉴타운 3구역 내 대지지분 33㎡짜리 빌라가 8억원대로 올해 들어 2억원 정도 뛰었다. 한남동 한강공인중개업소 최선호 대표는 "올 들어 매수 문의와 거래가 늘고 있다"며 "다만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소강상태"라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용산민족공원 조성,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사업은 장시간 소요되는 호재들"이라며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시세가 오를 여지는 있지만, 여유자금을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