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치 탐색'이라는 후마니타스 칼리지 수업에서 이 학생은 답안지를 찢은 뒤 포스트잇으로 붙이고 그 위에 "소고기 등급 매기듯 인간을 재단하는 답안지를 찢는다"고 썼다.
지난 22일 전호근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자신의 SNS에 '찢어버린 답안지'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 3장을 올렸다.
전 교수는 글에서 자신의 학생이 기말고사 답안지를 찢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내 시험은 주어진 주제나 자기가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찢어버려도 좋다고 권한다"며 "그런데 이번 학기에 정말 답안지를 찢어버린 학생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가 공개한 3장의 사진에는 학생이 제출한 답안지의 모습과 포스트잇에 적은 내용이 담겨 있다.
전 교수는 이 학생의 글을 읽으며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가 윤치호에게 받은 상패를 내동댕이쳐버리는 장면이 떠올랐다고 말하며 "이 학생은 알렉산더의 용기를 지녔다.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칼로 끊어버린!"이라고 소감을 적었다.
당시 이 매듭에는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는 전설이 있었는데, 매듭을 끊은 알렉산더 대왕이 이집트 발칸반도, 중동을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하며 전설이 됐다.
전 교수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끊은 알렉산더처럼 이 학생이 패기를 지녔다고 칭찬했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