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성의원들도 뿔났다…청와대에 "탁현민 조치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2017.06.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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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도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성(性) 인식 논란에 대해 팔을 걷어 붙였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탁현민 행정관의 발언 내용이 도를 지나친 게 맞다”며 “청와대 측에 (탁 행정관에 대해)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탁 행정관은 2007년 발간된 대담집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중학교 3학년 여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밝히며 “얼굴이 좀 아니어도 신경 안 썼다.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라고 말하는 가 하면 임신한 여교사에게 성적 판타지를 느꼈다고 밝힌 것이 최근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사내 연애에 대해서도 “닭장 안의 닭은 잡아먹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성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같은 해 낸 『남자마음 설명서』에서는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는 등의 여성 비하적 표현으로 물의를 빚었다.
민주당의 한 여성 의원은 “탁 행정관의 발언들은 홍준표 전 지사의 ‘돼지발정제’ 만큼이나 부적절한 성의식을 드러낸다”며 “안경환 법무부장관에 이어 연이어 이런 문제로 논란이 된다는 것에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탁현민 전 성공회대 겸임교수

 
청와대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기정 연세대 교수가 여성 관련 구설수가 문제가 되어 청와대 안보실 2차장에서 물러나고,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허위 혼인신고 및 아들의 기숙사 논란으로 법무부장관 후보에서 낙마하는 등 관련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는데 대해서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대변인은 “(탁 행정관의 발언은) 내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탁 행정관의 결단이 필요하지 않나 그렇게 본다”고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탁현민 행정관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함께하며 찍은 사진. 왼쪽부터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탁현민 행정관, 문 대통령. 사진·탁현민 페이스북

하지만 청와대가 이같은 여권의 요구를 수용할 지에 대해 여권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탁 행정관은 문 대통령과 히말라야 산맥 트레킹을 같이 갔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이미 몇 주전부터 논란이 있었는데도 탁 행정관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이유“라며 ”인사검증이 불필요한 행정관인만큼 끝까지 안고 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양정철 전 비서관이 떠난 상황에서 탁 행정관 외에 마땅히 홍보기획을 맡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