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양상은 영화마다 차이를 보인다. 이를테면 미장센이 아름다웠던 ‘아가씨’의 ‘아갤러’는 맘에 드는 장면의 스틸과 캐릭터를 변용해 만든 팬아트를 앞다투어 내놨다. ‘아가씨’의 각본집과 OST 발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낸 것도 이들이다. ‘아갤러’와 ‘불한당원’은 magazine M을 비롯해 출연 배우의 화보와 인터뷰가 실린 영화 잡지 역시 다량 구매했다. ‘아수라’의 팬덤은 조금 달랐다.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폭력적 묘사로 그려낸 영화인 만큼 ‘아수리언’은 지난해 촛불 시위 당시 ‘안남시민연대’ 깃발을 들고 거리에 나서기도 했다.
황미요조 대중문화평론가는 “영화 팬덤 현상은 비주류였던 팬덤 문화가 최근 10년 사이 주류 문화층으로 올라온 것과 관련 있다”고 진단했다. “영화 팬덤은 영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동인지 문화, 배우들이 실제 인터뷰 등에서 선보인 케미를 좋아하는 아이돌 팬덤 문화, 기존 열성적 씨네필 문화 등 다양한 요소가 섞여 있다.” 그는 “이들은 결혼, 사회생활 등 직접적 관계보다는 문화 콘텐트에서 삶의 만족과 기쁨을 얻으려는 경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