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군납비리 내부고발자 회유 정황

중앙일보

입력 2017.06.20 02:21

수정 2017.06.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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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참모총장 출신인 송영무(사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해군 군납 비리사건의 내부고발자인 김영수 전 해군소령을 회유하려 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19일 공개됐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송 후보자는 장관 하마평이 돌던 지난달 12일 김 전 소령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에서 (장관) 임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라며 “도와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송영무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사실대로만 얘기해 달라”고 말했다. 또 “내가 1원이라도 받았으면 배를 가를게”란 말도 했다.
 
둘 사이 거론된 군납 비리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비공개 수의계약으로 해군 비품을 구입하면서 9억여원의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김 전 소령이 2006년 문제를 제기했지만 2009년에야 31명이 형사처벌됐다. 송 후보자는 2006년 1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해군참모총장이었다. 송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직후인 12일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계룡대 근무지원단은 해군 부대가 아니고 저와는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해군총장 때 사건 관련 지난달 통화
“1원이라도 받았으면 내 배 가를게”

이와 별도로 국회 국방위 소속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2002년 송영무 조함단장이 국내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 발주를 앞두고 부하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찰 참여업체 중 하나인 한진중공업을 이례적으로 방문했고, 그 직후 독도함은 한진중공업에 낙찰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함단장은 해군의 신규 함정 건조사업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2002년 1월 조함단장이 된 뒤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을 비롯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강남조선 등 국내 방산조선업체를 찾은 것이다. 독도함 수주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