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카다가 민사재생법(民事再生法, 기업회생) 적용 신청을 앞두고 마지막 조정에 들어갔다”고 16일 보도했다. 다카다는 이달 이사회에서 이 안을 최종 결정해 도쿄지방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 자회사인 TK홀딩스도 이달 미 연방 파산법 11조 적용 신청을 낸다.
이달 중 이사회, 미·일 법인 모두 기업회생 밟기로
총 부채 1조 엔, 일본 역대 최대 규모
일본 자동차 산업 불신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다카다의 최종 부채는 1조 엔(약 10조원)에 달한다. 올 3월 말 기준 부채는 3978억 엔이지만, 앞으로 리콜할 자동차가 1억 대에 달해 부채가 많이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후 도산한 일본 제조기업 중 부채가 가장 컸던 2016년 파나소닉 플라스마디스플레이의 2배 규모다. 리콜 비용은 일단 도요타와 혼다·닛산·제너럴모터스(GM)·BMW 등 에어백을 납품받은 자동차 회사가 떠안고, 나중에 다카다에 비용을 청구하게 된다.
다카타는 현재 에어백·안전벨트 등 핵심 사업을 경쟁사인 '키 세이프티 시스템즈(KSS)'에 1800억 엔에 매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KSS는 미국에 있는 중국계 회사로 업계 4위다. 나머지 사업부는 대량 리콜에 따른 채무 해결을 위해 남겨두고 문제가 해결되면 청산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본 제조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다카다의 리콜 사태가 법정관리 형태로 일단락돼 가고 있다"면서도 "높은 안전성과 품질의 일본 완성차 업체의 신뢰도가 손상됐다”고 평가했다. 다카다는 실제 혼다자동차와 공동으로 에어백을 개발했다. 자동차 안전을 중시한 혼다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郎)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일본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미쓰비시는 주행 중 바퀴가 빠지는 결함을 알고도 이를 20여년간 은폐한 사실이 밝혀져 파산 위기에 몰렸다. 연비 조작 스캔들까지 터졌다. 극심한 경영난 속에 시달리던 미쓰비시는 지난해 닛산에 2374억 엔에 매각됐다. 2000년 미국의 타이어회사 파이어스톤도 포드자동차에 장착한 타이어가 주행 중 파열될 수 있다는 결함을 알고도 이를 숨겨 47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결국 제품은 미국 정부로부터 강제 리콜됐고, 경영난 끝에 회사는 일본 브릿지스톤에 매각됐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