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에 따르면 특검 수사관들은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과 러시아 간의 금융 범죄 가능성에 대한 증거를 찾고 있다.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간의 내통 의혹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자신이 재직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코미가 해임된 직후 상황은 바뀌었다고 한다. 트럼프가 코미를 해임한 것이 오히려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에 개입했으리라는 심증을 굳히게 했다는 셈이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대니얼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인터뷰하기로 했으며, 최근 퇴임한 리처드 래짓 NSA 부국장 역시 이번주중 서둘러 인터뷰하기로 했다고 익명을 요청한 5명의 관계자가 WP에 전했다. 특검팀의 수사는 비공개로 진행중이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심문했는지는 불분명하다.
WP, "이번주중 고위 정보당국자 뮬러 특검 조사"
CNN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 수사, 중요한 전환점"
"코미 해임 며칠 뒤 사법방해 수사 시작됐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코미가 지난달 9일 해임된 지 수일만에 대통령의 사법방해에 대한 수사는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를 넘겨 받은 특검이 정보 당국자들의 면담 일정을 잡은 건 정부 안팎에서 잠재적 증인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뜻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트럼프와 코미 사이의 분쟁에 대해 두 당사자의 주장을 뛰어넘어 사법방해 여부에 대해 객관적인 증언을 듣고자 한다는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은 8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고 폭로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자신의 해임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말도 했다. FBI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측근들이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과 관련이 있는지 수사 중이었다. 코미는 지난달 9일 임기를 6년 남겨두고 트럼프에 해임됐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WP의 보도를 일제히 인용 보도했다. 뮬러의 수사가 러시아의 선거 개입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징조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를 맡고 있는 마크 가소위츠의 마크 모랄로 대변인은 WP의 보도를 즉각 반박했다. 코랄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관한 FBI의 정보 유출은 용서할 수 없는 불법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NSA는 WP의 보도에 대해 "NSA는 특검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우리가 논평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