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된 새끼곰 [사진 생명의숲국민운동]
이 곰이 사육농가에서 탈출했는지, 아니면 야생곰인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천시와 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6시 50분쯤 경북 김천시 대덕면 수도산 자연휴양림 뒤편에 새끼 반달가슴곰 1마리가 나타났다.
수도산은 백두대간(지리산~진부령) 마루금이 위치한 덕유산에서 동쪽으로 20여㎞ 떨어진 곳으로 백두대간과는 산줄기가 이어져 있다.
14일 아침 등산로 정비 작업 중 발견
작업자 초코파이와 주스 먹고 사라져
김천 주변엔 곰 사육 농가 없어
야생곰이나 지리산 방사곰 가능성도
"모근 DNA 분석한다면 파악 가능"
곰은 작업자들이 간식으로 준비했던 초코파이와 주스 등을 먹었고, 작업자들이 소리를 지르자 곧바로 숲속으로 사라졌다.
곰은 1m가량 크기의 새끼 곰으로 가슴 쪽으로 반달 모양의 큰 흰무늬가 관찰돼 반달가슴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국내에서는 곰 사육 농가에서 곰이 탈출한 사례가 많기 때문에 사육 곰일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에도 경기도 김포에서 탈출한 사육 곰이 발견됐다.
녹색연합 배제선 자연생태팀장은 "전국에는 올 3월 기준으로 36개 농가에서 모두 660마리의 곰을 웅담 채취 목적으로 사육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육시설이 노후화되었으며 관리가 허술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천 주변에는 반달가슴곰 사육농가가 없어 야생곰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2004년부터 반달가슴곰 종 복원사업이 진행되는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지리산에는 모두 45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데, 지리산 곰이 덕유산을 거쳐 김천까지 갔을 확률은 아주 낮지만, 가능성이 없진 않다.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는 곰. [중앙포토]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 기술원은 현장을 조사해 반달가슴곰의 유입 경로를 파악할 예정이다.
녹색연합 배 팀장은 "웅담 채취용 사육곰은 개체별로 DNA 분석이 돼 있어서 포획 후 모근을 채취해 DNA를 분석하면 사육곰인지, 야생곰인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수도산 일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리산에서 복원 중인 반달가슴곰. 가슴에 V자가 선명하다,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