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구 밖 우주 세계에 도착한 바퀴는 1970년 11월 당시 소련이 달에 쏘아올린 루나 17호와 함께 간 루노호트(Lunokhod) 1호의 그것이다. 루노호트는 지구에서 조종하는 무인 전기차로, 한쪽에 4개씩 총 8개의 바퀴를 달았다. 바퀴에는 20세기 지구를 석권한 공기가 든 타이어가 없었다. 진공인 달에서는 공기가 든 타이어를 쓰기 어렵다. 타이어에 미세한 틈만 있어도 쉽사리 공기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대신 바닥에 닿는 면적이 넓은 강철 망사 타이어에 자전거처럼 바큇살이 축과 연결된 모습이었다.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데다 우주 방사선은 물론 햇빛이 들 때는 섭씨 130도 이상이 되지만, 반대로 해가 진 후에는 영하 170도 아래로 떨어지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우주인이 탄 최초의 월면차와 바퀴는 7개월 뒤에 나왔다. 71년 6월 미국 아폴로 15호가 달에 싣고 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월면차(月面車)다. 루나 로버로 불린 이 월면차에는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방위연구소에서 고안한 81㎝ 지름의 알루미늄 휠에 아연도금을 한 강철선 가닥으로 만든 폭 23㎝ 타이어 4개를 달았다. 타이어와 월면이 닿는 표면에는 일반 타이어의 트레드(무늬)처럼 마찰력을 위해 티타늄 띠를 ‘브이(V)’자형으로 붙였다.
달은 대기 없고 기온차 극심해 공기 고무타이어 부적합
대부분 알루미늄 등 특수금속 재질 바퀴 사용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달탐사로버사업 연구단장인 강성철 박사는 “달이나 화성 같은 극저온·극고온의 환경에서는 열에 약한 고무 타이어를 쓸 수 없어 알루미늄이나 금속으로 된 이빨이 있는 바퀴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