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8시23분쯤 이 학교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김모(25)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연세대 제1공학관 4층에 위치한 기계공학과 김모(47) 교수 연구실 앞에 사제폭발물을 설치하고 김 교수에게 부상을 입히는 사고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김 교수의 수업을 듣던 대학원생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김씨가 오전 7시27~30분에 사건 현장에 백팩을 메고 두 번 정도 나타난 사실과 거주지 주변에서 장갑을 버리는 장면을 확인했고, 장갑에서 화약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씨가 오후에 학교에 나타나서 임의동행 방식으로 함께 집에 가 수색을 하고, 경찰서에 데려온 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내부에 나사못 들어 … 교수 부상
영국 맨체스터 테러와 같은 폭발물
CCTV 찍혀 … 버린 장갑서 화약 발견
경찰 “학점 불만 때문인지 확인 안 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김 교수 연구실 출입문 앞에 가로 10㎝, 세로 20㎝ 정도 크기의 종이상자가 든 쇼핑백을 설치했다. 김 교수가 오전 8시30분쯤 이 상자를 연구실 안으로 가지고 가 여는 순간 폭발물이 터졌다. 폭발물은 커피전문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텀블러로 만들어졌다. 텀블러는 가로 7㎝, 세로 16.5㎝ 크기로 AA 사이즈 건전지 4개를 이용한 기폭장치와 연결돼 있었다. 안에는 아래쪽이 뭉툭한 나사못 수십 개와 화약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과 동시에 나사못들이 튀어나오도록 고안됐다”며 “종이상자를 여는 순간 급격한 연소가 이뤄져 측면이 터졌지만 화약만 타고 나사못은 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 등을 통해서도 제작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조악한 폭발물”이라고 덧붙였다. 폭발로 김 교수는 손과 목 등에 전치 2주 정도의 화상을 입고 사고 직후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