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파행된 ‘미2사단 창설 100주년 기념 슈퍼 콘서트(경기도 의정부시 주최)’를 기획한 이근백(54·사진) 추계 E&M 이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분단 국가의 안보를 위해 노력하고 낙후된 경기도 북부 지역의 경제 활성화 등에 앞장선 미군 장병을 격려하는 취지의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뜻을 담아 주제도 ‘우정을 넘어선 미래를 위한 약속’으로 잡았다.
미 2사단 100년 행사 기획 이근백씨
가수들 마녀사냥 당할까 공연 포기
한·미 아리랑 부르려던 것도 취소
화합·상생의 장이었는데 안타까워
이 이사는 “가수들이 ‘마녀사냥 당하기 싫다’며 공연을 포기하겠다고 전할 때 마음이 아팠다”며 “콘서트가 파행되다 보니 행사 마지막 순서로 계획된 미군 장병과 우리 청소년들이 손잡고 아리랑을 부르는 기획 역시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걸그룹 EXID는 팬카페에 “의정부 시민들과 함께하는 무료 공연 입장 취지에 동의해 출연하기로 했지만 소속 아티스트의 신변, 정신적 피해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출연 취소를 하게 됐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미2사단은 내년까지 경기도 평택 기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52년간 의정부에 주둔하면서 ‘인계철선’의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안병용 의정부 시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파행에 사과하면서도 “분함은 깊이 새기고 은혜는 기억하지 못하는 나라로 우리가 비난받지 않을까 두렵다”고 했다.
의정부시에 따르면 미2사단은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전쟁 승리의 전환점이 되는 지평리 전투에 참여해 큰 전공을 세웠다. 평양에 입성한 첫 번째 유엔군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미2사단 장병 7094명이 전사하고, 1만6237명이 부상당했다.
의정부=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