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를 이어 200년 … 조국의 바다 지킨다

중앙일보

입력 2017.06.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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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명문가’인 이준호 하사의 가족들이 이지스함 율곡이이함에서 거수 경례하며 포즈를 취했다. 3대가 해군에 복무한 기간은 모두 합해 200년에 달한다. 왼쪽부터 이 하사의 아버지 이재갑 원사, 할아버지 이동환 예비역 원사, 이준호 하사, 외할아버지 조승일 예비역 원사, 고모부 표세길 준위. [사진 해군]

3대에 걸쳐 모두 10명이 해군이고, 이들의 복무기간을 합하면 200년에 가까운 ‘해군 명문가’가 있다. 지난달 25일 임관한 해군의 이준호(21) 하사 집안 얘기다. 그의 임관으로 이 기록은 계속 늘어나게 됐다.
 
이 하사는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해군 현역으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이 하사의 할아버지 이동환(75) 예비역 원사는 1961~95년 해군복을 입었다. 월남전 파병 경력도 있다. 아버지 이재갑(47) 원사는 88년 이후 29년째, 고모부 표세길(52) 준위는 83년 이후 34년째 해군에 있다. 작은아버지는 해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지난달 임관한 이준호 하사 집안
친·외가 합해 10명이 해군 복무

이 하사의 이모할아버지(아버지의 이모부)인 고(故) 임경호씨(32년)와 고 안천응씨(25년)는 각각 해군과 해병대에서 오래 근무했다. ‘해병대는 편제상 해군본부 예하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해군’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이 하사의 외가도 대단하다. 외할아버지 조승일(73) 예비역 원사는 해군으로 역시 월남전에 파병된 뒤 88년 전역했다. 이 하사의 외삼촌 3명 중 2명은 해군 병장 출신이다. 외할아버지 조씨는 월남전 참전 이후 고엽제 후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이날 이 하사의 임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하사는 외할아버지를 직접 찾아 임관 신고를 했다.
 
이 하사의 해군 부사관 임관으로 그의 집안에서 7명의 해군·해병대 복무 기간은 158년3개월, 외가는 3명의 해군 복무기간이 41년5개월을 각각 기록했다. 모두 합하면 199년8개월이다.
 
적 잠수함을 찾아내는 음탐기를 운용·정비하는 보직을 받은 이 하사는 “해군에 청춘을 바치신 할아버지, 아버지를 그 누구보다 존경해 왔다”며 “두 분의 뒤를 이어 바다를 지키는 해군 부사관이 되기 위해 입대했다 ”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