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인기에만 신경 쓰지 말아야
정책과 관련해선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인기에, 국민의 관심에만 신경 쓰지 말고 자기 계획대로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 동반자 6인의 쓴소리
소통은 잘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점이…. 최근 소방관에게 관심을 갖고 현충일에 국가유공자 어르신의 불편한 거동을 부축하는 모습 등이 국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지도자가 보여야 할 진심 어린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정이 과한 것 같다. 평소와 다르게 얼굴이 피곤에 젖어 있더라고….
여당=거수기로 보거나 야당=방해자 인식 안돼
지금은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청와대의 시간에서 국회의 시간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국회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 1차 시련기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때는 정부·여당과 야당이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
내가 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 ‘소통’을 이야기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통즉불통(通卽不痛)이요 불통즉통(不通卽痛)이다’였다. ‘통하면 아프지 않지만,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것이다. 하나도 소통, 둘도 소통이다. 첫 단추는 대통령과 여당이 먼저 해야 한다. 대통령이 여당을 시녀화하거나 거수기로 생각하면 안 될 뿐 아니라 야당을 국정 방해자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 야당도 협조할 땐 협조해야 한다. 발목잡기 트집잡기 급급하면 여야가 같이 망하자는 것이다.
정책적인 면에서 이제 한 달이다. 5년 중에 한 달인데 모든 걸 다 해낼 수 있나. 여기서 뭔가 해내려고 해서도 안 되고 완벽한 걸 요구해서도 안 된다.
야당 소통 거부해도 꾸준히 노력 계속해야
우리 정치문화란 게 대통령이 밥 먹자고 야당 의원을 부르면 안 온다. 미국식 정치 문화가 되려면 세월이 좀 더 지나야 될 거다. 야당이 거부해도 꾸준히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
(사드 보고 누락은) 군이 잘못한 것이다. 앞으로 과정을 지켜봐야 할 문제다. 일자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때부터 일관되게 1호 공약으로 주장해왔던 거니까 일단은 이렇게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조금 파격으로 했는데 이제는 너무 파격보다는 원칙에 맞춰 개혁 방향으로 가되 조금 더 안정감 있는 사람한테 맡겨야 되겠지 한다.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 공무원 멀리 못보게 해
대통령이 감동을 준 경우가 별로 없는데 감동을 주니까 사람들이 박수를 친다. 자칫 박수 받는 쪽으로만 갔다가 정작 중요한 것에 소홀할까 봐 걱정이다. 차분히 정책과 제도를 바꿔 나가면 좋겠다.
대통령이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건 좋다. 민간인에게 맡기고 가끔 보고받고 의견을 제시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청와대 상황판을 설치해 숫자를 매일같이 점검한다? 부처 공무원들이 숫자에 대한 강한 압박감을 받게 된다. 일자리는 멀리 보고 제대로 일을 해야 하는데 그걸 방해할 것 같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57)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을 임명한 건 아주 잘했다. 인적 청산의 첫걸음이다. 제도를 고쳐 검찰 개혁을 완성하는 숙제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의 문재인 대통령은 대단히 정의감 있고 과단성이 있다고 봤다. 지금은 너무 균형과 조화, 탕평을 추구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정권 초, 특히 첫해는 전면 개혁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너무 개혁과 거리가 먼 사람들을 인선하는 면도 없지 않다. 지금은 박수 받겠지만 나중에 후회할 일이 생길 것이다.
인수위 없는 것 알고도 미리 대비 안 돼 아쉽다
인사의 참신성은 좋았다고 본다. (이번에 발탁된 이들은) 자기들이 벼슬을 할 줄도 모르고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몇 가지 실수를 할 수도 있지 않았겠나. 내가 보기에는 별 실수도 아니더라. (청문회에서) 이제부터 무슨 정책을 어떻게 펼지 주로 얘기해야 한다. ‘애들을 학교에 넣으려고 주소 옮겼느니 말았느니…’ 이런 말만 하더라.
위장전입은 누구든 있을 수 있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가장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해야 한다. 20년 전의 일을 시비하는 건 적절치 않다. 일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를 묻고 어떤 정책을 할지 수행 능력을 중심으로 한 청문회가 이뤄져야 한다.
정책엔 마음 넓게 써 … 국민·국회 지지 얻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뛰어넘었다. 노무현을 답습하기보다는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권위주의를 없애고, 소통을 강화하는 건 그러나 서로 닮은 점이다.
지난 6개월간 정부가 부재한, 일종의 ‘정치 IMF(국제통화기금)’ 상황이었다. 그간의 공백을 새 정부가 순식간에 해결하는 건 어렵다.
지금 나오는 인사 잡음은 검증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보다 (현 정부가) 훨씬 좋아진 점은 다양한 사람을, 가까이 있다고 가까이 두지 않고, 멀리 있다고 멀리 두지 않고, ‘애국’ ‘국가’의 관점에서 끌어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세종대왕도 사람을 구별해서 썼다. 단점이 있더라도 필요하면 써야 하는 법이다. 황희 정승도 단점이 있었다. 다만 안정과 개혁의 양 카드를 다 쓸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은 지금처럼 한 정권에 맡길 것이 아니라 차후 의논해서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마음을 좁게 쓰면 바늘 하나 꽂을 데가 없고 마음을 크게 쓰면 천하를 얻는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지지와 국회의 법률 통과가 있어야 한다.
정리=추인영·김포그니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