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강당은 전체 1000석이 행사 시작 1시간 전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채워졌다. 가천대는 1000명 정도를 예상했다. 그런데 사전 신청 접수에 5000명 이상이 몰렸다. 어쩔 수 없이 선착순 1300명만 추려 설명회에 오게 했다. 경남 거제시에서 전날 다섯 시간 버스를 타고 상경한 고 3 김모 군은 “내신 4.5등급”이라며 “나 같은 중위권 수험생이 지망하는 대학에선 적성고사를 많이 치르는데 학교는 물론 학원에서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정시·적성고사 전형 줄어드는데
학교, 1~2등급 진학상담만 신경
입시 정보 등 소외돼 좌절감 커
“패자부활전 가능한 전형 늘려야”
수년째 대입 전형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은 크게 증가했다. 전국 4년제 대학 총 모집인원의 63.6%(22만4166명)에 이른다. 반면 ‘내신 불리’를 만회할 수 있는 수능 중심의 정시는 꾸준히 줄어 26.3%(9만2652명)에 그친다. 중위권 학생에게 ‘한 줄기 빛’과 같던 적성고사 전형마저 줄고 있다. 2014학년도 대입에선 28개 대학에서 총 1만6192명을 이 전형으로 선발했다. 올해는 이런 인원이 12개 대학 4882명으로 줄었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진학교사는 “수능으로 뽑는 인원이 감소하고 적성고사도 줄어들어 중위권 학생들이 도전할 만한 대입 전형 자체가 드물어졌다”고 말했다.
‘중위권 소외’ 현상에 대해 학교가 대입 제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자성론’도 나온다. 주석훈 서울 미림여고 교장은 “학교와 교사가 수업을 발표·토론·프로젝트 등 학생 참여형 수업으로 바꾸고,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수업 중 발표·토론 등을 열심히 하는 학생의 활동을 충실히 학생부에 기록해 줘야 하는데 솔직히 그렇게 안 하는 학교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승후 파주 문산고 3학년 진학부장은 “3학년에 올라와 목표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도 많다. 패자부활전의 의미에서라도 이런 학생들에게 적합한 적성고사 등의 전형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