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만드느니 사자 … 작년 M&A 역대 세번째

중앙일보

입력 2017.06.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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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 세계 해외 기업 간 인수·합병(M&A) 규모가 8686억 달러(약 978조원)에 달했다고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준이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과 미국·일본의 해외 기업사냥이 활발했던 1990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저금리 영향으로 돈을 빌리는 데 부담이 줄었고, 생산 설비를 늘리기보다는 경쟁사 인수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돈 구하기 쉬워져 경쟁적 인수
전년 대비 18% 늘어 978조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적인 금융 완화에 힘입어 자금조달이 쉬워진 가운데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올리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규모별로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벨기에의 ‘안호이저-부시 인베브’가 영국 ‘SAB 밀러’를 1015억 달러에 사들인 것이 가장 컸다. ‘BG 그룹’과 ‘ARM’ 등 매각가가 높은 10개 기업 중 5개가 영국 기업이었다. 미국 기업은 ‘앨러간 PLC’ 등 4개, 일본 기업은 1개였다.
 
M&A 거래량은 크게 늘었지만, 해외 공장 건설과 현지 법인 설립 등을 합한 해외직접투자(FDI)는 총 1조7464억 달러로 전년보다 2% 감소했다. UNCTAD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생긴 투자 조항 중 5분의 1이 규제안이었다.


일부 국가들이 해외자본의 국내 투자를 꺼리면서 FDI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3% 감소했을 것이라던 올 2월 속보치보다는 하락 폭이 크게 줄었다. FDI는 기업의 공급과 미래의 교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앞으로 글로벌 무역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가별 FDI 유입 규모는 미국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3910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M&A가 가장 활발했던 영국이 2540억 달러로 두 번째, 중국은 전년 대비 1% 감소한 1340억 달러로 세 번째였다.
 
UNCTAD는 올해는 경제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기업의 이익 증가로 FDI가 지난해보다 5% 늘어난 1조8000억 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