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 높아지고 하천에 대한 요구도 다양해짐에 따라 수자원의 수요와 이용에 중심을 둔 종래의 하천 관리는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 하천의 자연환경이 지속될 수 있도록 보호·재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사업 결정에 시민 참여도 더 확대
수자원 이용 넘어 공생의 공간으로
둘째, 하천사업의 의사 결정 과정에 시민 참여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 모든 사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론화함으로써 시민들이 재검토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과거 시민의 참여가 ‘닫혀 있는’ 하향식 형태가 적지 않았다. 최근 사업 중간 단계에서 자문이나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계획 초기 단계부터 ‘열린’ 상향식 형태로 시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최근 바람직한 경관과 건전한 생태계를 갖춘 하천은 인간의 건강에 본질적 존재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하천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하천 구역을 제방으로 좁게 옭아매는 일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비해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와 치수 안전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질 개선과 하천 생태계의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국지적 제방 개방과 함께 강변 습지의 확보를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러운 하천의 본래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도심지 제방의 적절한 개방은 도심지 수변 공간 창출과 도시 재생으로도 이어진다. 그리고 엄격히 통제되던 제방을 시민이나 자연에 돌려준다면 그 자체가 도시 생태 재생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변해 간다면 하천은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