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나 간호조무사를 구하기 어려워 ‘고육지책’으로 응급구조사를 채용하는 농어촌 지역 병원이나 중소병원이 늘고 있다. 응급처치가 본업인 응급구조사에게 간호 업무를 맡기는 것이다.
종합대책 시급한 간호 인력난
수요 많은데 간호대 정원 찔끔 늘어
“임금 매년 10% 올려도 채용 별따기”
고흥선 입원 환자 58명에 딱 1명
갈수록 악화 … “3년 뒤 11만 명 부족”
고흥과 인접한 완도군도 상황이 비슷하다. 완도에서 유일한 병원인 대성병원은 지난 2~3월 간호사·간호조무사 3명이 연달아 나가면서 응급구조사 3명을 급히 뽑았다. 물색 끝에 목사 부인, 대대장 부인 등 지역 내 간호사 출신을 어렵게 재취업시키기도 했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에서 2015년 기준으로 인구 1000명당 의사 2.3명(한의사 포함), 간호인력 6명(조무사 포함)이다. 실제 활동하는 인력 숫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의사 3.3명, 간호인력 9.5명에 비해 의사는 1명, 간호사는 3.5명이 적다.
더 큰 문제는 간호사 부족이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보사연에 따르면 당장 3년 뒤엔 적정 수준보다 간호사 11만여 명이 모자라며, 2030년이 되면 15만8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간호사 인력을 양성하는 대학의 간호학과 정원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4년 500명, 2015년 900명 늘어난 데 이어 내년에 500명 추가되는 게 전부다. 박혜경 대한병원협회 기획정책본부장은 “중소·요양병원에 한해 인력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간호사 확보의 법적 기준을 완화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도 “의료 취약 지역에선 남자 간호대생을 간호 요원으로 대체 복무시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흥·완도=정종훈·여성국·하준호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