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대우조선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액화천연가스운반선(쇄빙LNG선) 명명식을 열었다고 4일 밝혔다.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했다. 푸틴은 그간 쇄빙LNG선이 투입될 ‘야말 프로젝트’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야말 프로젝트는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반도의 천연가스전을 개발해 연간 1650만t의 LNG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러시아는 야말반도에서 채굴한 가스를 꽁꽁 언 북극항로를 통해 아시아 혹은 서유럽으로 운반하는데 대우조선이 만든 쇄빙 LNG선을 투입할 계획이다.
천연가스 운반 LNG선 수요 늘어
지리적으로 가까워 배 인도 쉬워
푸틴, 대우조선 쇄빙선 명명식 참여
현대삼호도 합작사 세워 사업 확장
푸틴 대통령 외에 박노벽 주러시아한국대사, 대우조선 정성립 사장 등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명명식에서 쇄빙LNG선의 이름은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Christophe de Margerie)’로 지어졌다.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프랑스 토탈의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 전 회장을 기린 이름이다. 마르주리 회장은 생전에 야말 프로젝트 초반부터 러시아 최대 가스 회사인 노바텍과 함께 프로젝트의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 호는 길이 299m, 폭 50m로,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나갈 수 있는 ‘아크(ARC)-7’급 쇄빙LNG선이다. 한국 전체가 이틀 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인 17만3600㎥의 LNG를 운송할 수 있다.
대우조선은 2014년 척당 3억2000만 달러에 달하는 쇄빙LNG선을 15척(총 48억 달러, 약 5조원 규모) 모두 수주해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3월에는 쇄빙LNG선 건조의 마지막 관문인 빙해 운항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기술력을 과시했다. 나머지 14척의 쇄빙LNG선은 현재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으로, 2020년 상반기까지 모두 러시아에 인도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정성립 사장은 “첫 호선의 성공적인 건조 경험을 토대로 남은 14척에 대해 품질 향상, 공기 단축, 생산 비용 절감 등을 달성해 선주들의 신뢰도를 향상하고 회사 경영 정상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볼쇼이 카멘지역에 위치한 즈베즈다조선은 현대삼호중공업과 즈베즈다-현대의 지원을 받아 2018년부터 아프라막스(약 8만~11만t)급 유조선을 건조할 예정이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합작 회사인 즈베즈다-현대 설립과, 이 합작회사와의 이번 기술지원협약 체결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러시아에서의 사업 기회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월 현대삼호중공업이 러시아 국영선사 소브콤 플로트사로부터 11만4000t급 LNG추진 유조선 4척을 수주하는 등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총 94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