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가파른 성장 속에 초소형 전기차 시장도 서서히 열리고 있다. 정부가 전기차 관련 법규를 정비하며 초소형 전기차가 일반 도로에 다닐 수 있는 기회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 장거리 전기차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고 초소형 전기차가 틈새 시장을 개척하는 모양새다.
시속 60~80㎞ … 1회 충전에 전기료 600원
캠시스가 공개한 PM-100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를 주행할 수 있다. 가정용 220V로 완전 충전하는 데 3시간 30분 걸린다. 최대속도는 5kW 모터가 시속 60㎞, 6kW 모터의 경우 시속 80㎞다. 캠시스는 콘셉트카로 선보인 PM-100을 2018년 2분기 양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2022년엔 푸드트럭으로 활용 가능한 픽업트럭 전기차를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2019년까지 생산 시스템과 품질 안정화 과정을 거친 후 국내 시장은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초소형 전기차가 상용화된 유럽과 북미의 세컨드카 시장 수출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창모터스의 다니고는 가정용 220V로 충전할 수 있다. 완충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30분.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를 달릴 수 있으며 최고속도는 시속 80㎞다. 대창모터스는 이르면 7월 중 다니고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은 모델도 있다. 파워프라자의 ‘예쁘자나’다.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파워프라자는 로드스터(뚜껑이 없는 차) 스타일의 2인용 전기차 예쁘자나를 소개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파워프라자는 서울모터쇼에도 4회 연속으로 초소형 전기차를 선보인 업체다. 이번 서울 모터쇼에서 예쁘자나의 다음 모델인 ‘예쁘자나R2’를 공개했다. 예쁘자나R2도 2인용 로드스터 전기차다. 40.5kWh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440㎞를 주행할 수 있고, 최고속도도 시속 199㎞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의 속도를 내는 데 4.6초가 걸린다. 파워프라자는 81kWh급 옵션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765㎞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PM-100과 다니고가 실용성을 중시한다면, 예쁘자나는 스타일에 무게를 둔 모델이다. 파워프라자 관계자는 “예쁘자나R2를 대량으로 양산할 계획은 없다”며 “2019년쯤 자동차 매니아를 대상으로 소량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트위지 가격도 보조금 받으면 500만원 예상
현재 R3는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의 인증을 받은 상태다.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자격만 얻으면 6~7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쎄미시스코는 지난 3월 제주시에 스마트(SMART) EV 직영 전시장 1호점을 열고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공장을 준공한 세종시에도 2호점을 열었다. 내년 초에는 서울센터 3호점도 준비 중이다. 이순종 대표는 “세종공장 준공은 국내 전기차 산업의 미래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세종공장을 통해 전기차 시장 활성화는 물론, 지역경제 발전과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쎄미시스코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전문 제조사로, 2000년 말에 설립한 후 2011년에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이들의 경쟁 모델은 6월 국내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인 르노삼성의 트위지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55㎞까지 주행가능한 초소형 전기차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트위지는 도심 주행이 많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온 초소형 전기차”라며 “유럽에서 검증 받은 모델이라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위지 가격은 1500만원이다. 여기에 환경부에서 578만원, 서울시에서 지자체 보조금 422만원을 받을 수 있어 50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국내 중소 전기차 제작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트위지와 비슷한 수준에 맞출 계획이다. 대창모터스 전병윤 상무는 “가격이 합리적일 뿐만이 아니라 옵션도 우리가 앞선다”며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