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모아 목돈’의 재미를 알게 된 김씨는 이번 달 ‘금연’을 주제로 두 번째 짠 테크를 시작했다. 지난 11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어 하루에 4500원씩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김 씨는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금연을 통해 1년에 160만원을 모을 수 있다. 매일 4500원씩 저축한 뒤 목돈으로 만들어 내년 6월에 평소 갖고 싶던 DSLR 카메라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푼돈이 목돈 되는 ‘짠테크’ 매력
매일 조금씩 저축하자 결심해도
도전자 대부분 귀찮아 중도포기
사용처 미리 정해 동기부여하고
시중은행 ‘디지털 저금통’ 활용을
짠 테크의 핵심은 ‘꾸준함’이다. 짠 테크 도전자 대부분이 “푼돈 모아봐야 얼마나 되겠느냐”라는 생각과 함께 귀찮음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중도 포기하기 때문이다.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해선 짠 테크를 통해 모은 돈을 어디에 사용할지 미리 정해놓는 게 좋다. 김씨의 경우처럼 카메라 구입, 여행자금 마련 등의 목표를 설정해 놓으면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짠 테크 상품은 KEB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 적금이다. 이 적금은 일일저축을 소액 적금 서비스에 문자메시지를 통한 간편 송금 서비스 기능을 더했다. 등록한 휴대전화로 매일 낮 12시 30분에 ‘오늘은 얼마를 저축하시겠어요?’라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하고, 얼마를 저축할지 답장을 보내면 자동으로 저축된다. 텍스트뱅킹 시스템에서 메시지에 특정한 금액을 인식해 자동으로 해당 금액을 이체해준다.
금리는 6개월의 경우 연 0.8%, 12개월은 연 1.0%를 제공하며 최대 연 2.2%까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개인 또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매일 1000원~5만원씩 월 최대 100만원까지 저축이 가능하다.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소액을 간편하게 저축해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적금 상품들을 운용중이다. 신한은행의 짠 테크 대표 상품은 ‘한달애(愛) 저금통’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클릭 한 번만으로도 저금이 가능하다.
한달애 저금통의 가장 큰 강점은 연 4%에 달하는 금리다. 하루 최대 3만원(월 최대 30만원)의 ‘자투리 돈’을 저축하면 연 4%의 금리를 적용해 매월 고객이 지정한 날짜에 지정한 계좌로 이자와 적립금을 넣어준다. 매일 쓸 수 있는 돈의 한도를 정해놓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모바일 저금통’으로 활용하는데 최적화한 상품이다. 하루에 3만원 이상을 쓰지 않겠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2만원을 쓴 날의 경우 남은 1만원을 적금 계좌로 이체하는 식으로 이용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위비 짠테크 적금’을 출시했다. 매주 1000원씩 납입액을 늘려가는 ‘52주 짠플랜’이나 한 달 주기로 매일 1000원씩 입금액을 늘려가는 ‘매일매일 캘린더플랜’ 등 짠 테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절약한 하루 생활비를 바로바로 입금하는 ‘원데이 절약플랜’을 이용해 일정 횟수 이상 입금하면 연 1.0%포인트의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월 최대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으며 기본금리는 연 1.0%다.
◆1000원으로 시작해 573만원 만드는 ‘짠테크’ 노하우=74만 명의 회원이 이용하는 온라인 카페 ‘짠돌이’ 운영자 대왕소금(본명 이대표)은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짠 테크로 ‘캘린더 강제저축법’을 추천한다.
대왕소금은 짠 테크를 실천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목돈을 만들어 사고 싶은 물건을 정해놓으라고 조언한다. 캘린더 강제저축법의 경우 1000원으로 시작한 돈이 일 년 후 573만원으로 돌아올 때 이 돈을 쓸 곳을 미리 정해 놓는 식이다. 그는 “돈을 써봐야 돈을 모으는 이유도 알게 된다. 더 큰 돈을 만들기 위해선 돈 쓰는 법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