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씨가 낚시를 하고 있던 주변에는 강변을 중심으로 녹조가 크게 확산된 상태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6개 보(洑)를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한 직후인 지난 23일 이곳을 찾았을 때보다 눈에 띄게 심해진 모습이었다. 강 주변을 뒤덮고 있는 역한 냄새도 강해졌다. 강물이 갇혀 흐르지 못한 곳에선 녹조가 더욱 심했다.
최근 대구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녹조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0.7도를 기록했다. 사문진교 인근에 마련된 사문진주막촌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던 김모(44·여)씨는 "날씨가 덥고 건조하니 강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대로 보 일부를 상시 개방하면 수질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사문진주막촌을 찾은 50대 방문객은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수문을 활짝 열어 물이 흐르게 되면 녹조가 많이 사라져 수질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사문진교는 정부가 상시 개방을 결정한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사이에 위치해 있다.
낚시꾼들도 "올핸 더 이상 못오겠다"
기온 오르자 녹조도 본격적으로 확산
6월 1일 상시 개방…"수질 개선 기대"
환경부, 농업·생태계영향 최소화 방침
환경단체는 수문이 열리는 1일 오후 강정고령보 일대에서 낙동강 변화에 대해 감시활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주변엔 어민 등이 있지만 농업용수 문제로 피해를 보는 농가는 그리 많지 않다. 환경단체는 기본적으로 수문 개방을 반기는 입장이지만 수문 개방 규모가 너무 작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뭄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를 열어 수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는 이를 고려해 양수 제약 수위까지 보를 개방할 방침이다. 영농기 이후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해 추가로 수위를 낮출 것인지 검토할 계획이다. 또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당 2~3㎝씩 점진적으로 수문을 연다. 수문이 계획안대로 모두 열리기까진 1~3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김윤호·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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