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동성애 인권 단체 ‘액트업’의 실화를 담은 로빈 캉필로 감독의 ‘120 비츠 퍼 미닛’의 심사위원대상 수상도 주목할 만하다. 감독상을 받은 ‘매혹당한 사람들’의 소피아 코폴라, 각본상과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 2관왕을 차지한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의 린 램지 등 여성 감독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연기상을 가져간 호아킨 피닉스, 다이앤 크루거(‘인 더 페이드’)는 대항마 없는 열연을 펼쳤다는 호평. 한편 경쟁 부문에 초청돼 기대를 모은 한국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그후’(홍상수 감독)는 수상에 실패했다.
최대 이변으로 막 내린 칸 영화제
예술계 허세·모순 시원스레 고발
스웨덴 43세 감독, 거장 후보 제쳐
소피아 코폴라 등 여성 감독 두각
봉준호·홍상수 기대작 수상 실패
이번 칸영화제는 70주년을 기념해 전례를 깨고,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들이 연출한 TV 시리즈 두 편을 비경쟁 부문에 초청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25년 만에 부활시킨 미스터리 수사극 ‘트윈 픽스’(ABC)시즌3와 제인 캠피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탑 오브 더 레이크:차이나 걸’(hulu)이 그것이다. 특히 ‘탑 오브 더 레이크:차이나 걸’은 58분짜리 에피소드 6편을 몰아 상영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내러티브 방식에 대한 거장들의 실험”이라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더는 칸영화제가 아니라 ‘칸콘텐츠제’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오는 등 논란이 일었다.
한편 매년 칸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영화를 국내외 영화인에 소개하는 행사인 ‘한국영화의 밤’은 올해 1분간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영화제 개최 이틀째인 18일 현지 출장 중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고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부집행위원장을 추모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