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심 활력’ 프로젝트 ①
쇠락해가는 거리에 활기 불어넣기
민간이 주도, 5일간 5000명 다녀가
우범지역이던 뉴욕 타임스스퀘어도
주민·기업 손잡고 관광명소 만들어
서울시는 기획 단계에 간담회와 설명회 등을 돕고 교통 통제 등을 지원했다. 서울시가 늙고 쇠락해 가는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하는 ‘도심 활력 프로젝트’의 첫 무대였다. 주민과 상인, 기업이 주도해 자신의 삶의 공간인 도심을 ‘디-에이징(De-aging·젊게 만든다는 뜻)’하는 게 목표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새 건물을 올리는 것과 문제의식이 다르다. 역사·문화·쇼핑 등 볼거리·즐길거리를 늘려 방문자가 늘어나게 하는 게 우선이다. 방문객이 늘면 자연스레 상권도 되살아나고 도심이 젊어진다는 생각에서다. 도시도 생물과 비슷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지역 특색과 정체성마저 잃게 돼 발길이 뜸해진다. 이런 ‘도시 노화’를 거꾸로 되돌린다는 게 프로젝트의 취지다.
‘도심 활력 프로젝트’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선 ‘타운 매니지먼트(Town Management)’란 개념으로 20~30년 전부터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여장권 서울시 재생정책과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기존의 도시재생사업은 대규모로 이뤄지고 그 성과가 나오기까지 5~6년이 걸리는 반면 ‘도심 활력 프로젝트’는 소규모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첫 대상 지역인 서울 중구 다동·무교동 일대(11만㎡)는 노포(老鋪·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가 즐비한 곳이다. 주변에 기업들이 밀집해 주중엔 직장인으로 붐비지만 주말과 휴일엔 발길이 뚝 끊긴다. 다동에서 1932년부터 3대째 식당을 운영 중인 신동민(55) 사장은 “2000년대 초반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주말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상인협동조합·기업협의체·중구청은 지난 24일 다동·무교동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양영철(59) 상인협동조합 회장은 “주말에 문화행사를 여는 등 볼거리가 풍부한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는 “타운 매니지먼트는 미국에선 약 3000곳, 일본에서는 약 150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다. 70년대까지 우범지대였던 타임스스퀘어는 92년 주민·상인·기업이 협의체를 구성해 청소·경비·관광사업을 활성화한 결과 관광명소로 변신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일본 롯폰기힐스는 민간협의체가 공개 공지를 이벤트 장소로 대여해 얻은 수익을 지역 발전에 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상인과 기업협의체를 중재할 ‘도심활력센터’(가칭)를 만들고 민간협의체가 관련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