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학생시조백일장] “시제로 나온 ‘노래’ 보자마자 외할머니의 자장가 떠올렸죠”

중앙일보

입력 2017.05.29 01:21

수정 2017.05.29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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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불빛이 번쩍이는 집 앞의 번화가엔
수많은 노래들이 뒤섞여 들려온다
어두운 밤이 되어도 멈출줄을 모른다

중등부 대상 김성민

번화가 지나오면 보이는 골목길은
옛날에 내가 살던 좁다란 우리 동네
그곳을 지날 때마다 나지막히 들리는
 
그리운 우리 엄마 고운 그 노랫소리
자기 전 침대 맡에 기대서 불러주던
따뜻한 그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린다
 
아직도 밤이 오면 그 노래 떠올라서
눈물을 훔치면서 다시금 불러본다
이제는 들을 수 없는 가슴 아픈 그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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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14·경기 신능중학교 2학년·사진)양은 문학소녀다.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했고, 중학교에 진학하자마자 도서부에 가입했다. 시조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중앙학생시조백일장 에 출전하면서다.
 
김양에게는 시조도 다른 글과 다르지 않았다. 김양은 “다른 글쓰기처럼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게 재밌었고, 어떤 면에서는 형식의 제약 때문에 더 세련되고 은근하게 나타내야 해 더욱 흥미로웠다”며 “지난 대회에선 가작상을 받아서 올해 칼을 갈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양은 이날 시제로 나온 ‘노래’를 보자마자 엄마를 재우는 외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렸다고 한다. 김 양은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가 ‘외할머니가 재워줄 때 불러줬던 노랫소리가 참 좋았다’고 얘기해준 게 떠올라 시조로 썼다”고 말했다.
 
김 양은 소설가가 꿈이다. 취미로 쓴 단편 소설도 3편 정도 있다. 이번에 받은 상금으로는 “원어로 된 해리포터 5권까지 읽었는데 다음 6, 7권부터 일단 사고 싶다”고 했다. 김양은 “ 꼭 소설가가 돼 따뜻하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