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콘텐트, 고객 마음 사로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2017.05.2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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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홍보·마케팅 인기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됐다. 얼마 전 치러진 대선에서도 SNS는 빛을 발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NS홈쇼핑 사옥에서 열린 '하림 용가리 출시 18주년' 행사에서 용가리 팬클럽 회원들이 캐릭터 인형과 파티를 하고 있다. [사진 하림]

대선 후보들의 시시각각 행보가 실시간으로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고 콘텐트 재생산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기업 또한 SNS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이해하기 어렵거나 딱딱한 정보를 SNS를 통해 흥미롭고 감성적인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낙원악기상가는 최근 SNS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낙원악기상가는 반세기 가까운 역사를 가진 주상복합건물로 서울시가 미래 유산으로 지정한 명소다. 하지만 이 상가는 낡고 오래됐다는 편견 속에 외면받아 왔다. 추억의 장소일 뿐 활성화되지 못한 정체된 공간이었다.
 
지난해 상인들이 이런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나섰다. 남녀노소 누구나 악기를 평생 친구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반려악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상인들은 홍보 수단으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음악 상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상가 주변에 있는 익선동과 인사동의 맛집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콘텐트를 제공했다. ‘피아노 소리 비교’ 등 악기를 주제로 제작한 영상은 SNS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상가의 특성을 살린 온·오프라인 이벤트도 마련해 SNS를 통해 알렸다. 직장인에게 악기 강습 기회를 제공하는 ‘미생 응원 이벤트’, 일과시간에 배울 수 있는 ‘반려악기 강습 이벤트’, 전문가가 알려주는 ‘낙원의 고수와 함께하는 우쿨렐레 만들기’ 등 이벤트에서는 SNS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SNS를 보고 상가를 직접 찾아오는 방문객도 늘었다. SNS가 낙원악기상가의 변화를 주도하는 매개체가 된 것이다. 


복합문화 공간으로 변신 주력

'낙원 삼촌'

대학생들로 구성된 ‘낙원악기상가 서포터즈’와 ‘우리들의 낙원상가 기자단’도 상가가 단순히 악기 파는 곳이 아닌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 도움을 줬다. 수요자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SNS 콘텐트를 제작해 공감대를 넓혔다. 또 다양한 연령층과 소통하기 위해 ‘낙원 삼촌’이라는 캐릭터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낙원악기상가는 이 캐릭터를 이용해 상가가 친근하고 편안한 공간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나갈 계획이다.
 
SNS 마케팅의 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도 있다. 타깃 맞춤형 SNS 채널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이 만든 ‘하림 SNS’다. 2012년 만든 하림 페이스북은 5개월 만에 ‘좋아요’ 1만 건을 돌파했다. 하림 페이스북은 현재 단일 식품 브랜드 중에선 유일하게 12만 명이 넘는 팬을 확보하며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페이스북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5개 채널(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채널마다 맞춤 전략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트로 소비자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매주 진행하는 이벤트 역시 호응도가 매우 높다. 주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하림의 카카오스토리 채널은 레시피·건강 정보 콘텐트에 집중하고 있다. 하림이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는 모든 채널을 이어 주는 허브채널 역할을 한다. 하림의 식품 정보를 다른 SNS 채널과 연계해 소비자들이 자세히 내용을 접할 수 있다. 캐릭터도 만들어 소비자와의 정서적 거리를 좁혔다.
 
2014년 리뉴얼한 ‘용가리’는 하림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됐다. 하림은 이 캐릭터를 SNS 콘텐트뿐 아니라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이벤트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하림 용가리 18주년’ 행사에서는 용가리 캐릭터를 활용한 노트, 페이스 쿠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물해 참가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하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이용현 부장은 “SNS를 활용한 마케팅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친근한 캐릭터 활용해 소통

'누리씨'

공공기관의 홍보 방법도 SNS 위주로 바뀌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이 운영하는 농식품정보누리가 대표적이다. 농식품정보누리는 최근 푸근한 엄마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 ‘누리댁’을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는 이미지인 ‘누리씨’로 바꿨다. 누리댁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누리씨는 소비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정보를 흥미롭게 재가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식재료 정보의 경우 새로운 해석이 눈에 띈다. 새로 단장한 농식품정보누리 페이스북은 유명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주간 푸드돌’이라는 테마를 선보였다. 제철 식재료를 의인화해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농정원 박철수 원장은 “소통이 가능한 콘텐트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공공기관의 SNS는 딱딱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재미있고 유쾌한 채널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