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보원숭이(순다늘보원숭이)는 충남 서천군에 있는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생태원)에 2마리가 있다. 이 늘보원숭이는 방치된 채 발견돼 대구지방환경청 등이 보관하다 생태원에 넘겼다. 생태원 관계자는 “늘보원숭이가 누군가 밀수해 키우다가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 마리는 2014년 8월 경북 상주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우측 눈에 녹내장이 걸려 외과수술을 받았다. 또 한 마리는 2015년 9월 울산 시내 한 아파트 화단에서 구조됐다. 발견 당시 송곳니가 다 절단된 상태였다. 늘보원숭이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송곳니에 독을 묻혀 상대방을 무는 습성이 있다.
서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동물 27마리(12종) 보호
비단원숭이·검은손 긴팔원숭이·멕시코도룡뇽·버마비단뱀 등
애완용으로 밀수하다 적발, 키우다 유기한 것도 다수
밀수 동물 보호위한 에코케어센터 만들어 22일 일반에 개방
에코케어센터에서는 비단원숭이, 늘보원숭이, 검은손긴팔원숭이, 흰손긴팔원숭이, 노랑뺨볏긴팔원숭이, 검독수리, 말똥가리 등 10여마리를 키우며 일반인에게도 개방한다. 지금까지 이들 멸종위기 동물은 생태원내 동물병원에 보관돼 일반인이 구경할 수 없었다.
에코케어센터 동물을 포함해 생태원에는 멸종위기동물이 총 27마리(12종)가 있다. 사막여우·비단원숭이·검은술비단원숭이·검은손 긴팔원숭이·멕시코도룡뇽·버마비단뱀·레드테일보아 등이다. 이들 동물은 밀수과정에서 세관에 적발됐거나 밀수해서 키우다가 주인이 버린 것이다. 이들 동물은 대부분 애완용이며, 밀수업자들이 들여와 거래하고 있다고 생태원 관계자는 전했다.
생태원은 2014년 12월 개원 이후 총 38마리의 멸종위기동물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데려온 지 얼마 안 돼 16마리가 폐사했다. 사막여우만이 새끼 5마리를 낳아 현재 9마리가 자라고 있다. 이수길 과장은 “이들 밀수 동물은 검역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아 대부분 개홍역 등 전염병에 걸린 상태였으며, 대부분 치료과정에서 죽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몸통길이가 약 15㎝인 한살배기 비단원숭이 두 마리는 2014년과 2016년 각각 세관에서 적발된 것이다. 비단 원숭이는 작고 귀여운 외모 때문에 애완용으로 수요가 많은 편이다.
생태원 수의사들은 당초 체중이 50~60g에 불과했던 비단원숭이 새끼들이 숨이 멎을까 마음을 졸였다고 한다. 이수길 과장은 “수의사들이 밤 잠을 설쳐가며 두 세시간마다 교대로 젖병을 물리면서 살려냈다”고 말했다. 늘보원숭이와 긴팔원숭이 등도 이 같은 보살핌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서천=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