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한 동호회 게시판에 아이디 ‘시리웁스’를 쓰는 네티즌이 2012년 2월 남긴 글이다. 한국GM의 트랜스미션(변속기)은 보령 한국GM 공장이 생산하는데, 여기선 만든 미션의 성능을 비꼰 것이다.
한국GM 충남 보령 변속기 공장
한때는 결함 많아 소비자 불만
별도 연구소 설치하고 품질 개선
GM 글로벌 공장 중 최고로 평가
실제로 보령 공장의 품질 개선이 원동력이 돼 한국GM은 2012년(1.405%) 대비 지난해 소비자가 제기한 결함률을 14배(0.103%)나 개선했다. 즉, 5년 전만 해도 라세티 프리미어를 산 소비자 1000명 중에서 ‘결함이 있는 것 같다’고 신고한 사람이 14명이나 있었지만, 지금은 동급 올 뉴 크루즈를 구매한 소비자 1000명 중 결함 보고자가 1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는 GM이 보유한 글로벌 공장 평균(0.41%)과 비교해도 4배 정도 낮은 수치다. 보령공장의 주조 불량률(1%) 역시 글로벌 GM 공장의 절반 수준이다. 보령공장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진짜 ‘지역 특산물’로 거듭난 셈이다.
630명의 인력이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해 똘똘 뭉치기도 했다. 한국GM 산하에는 3개의 노동조합이 있는데, 과거 대우정밀 시절 구성된 보령공장 노동조합은 대우그룹 파산을 겪으면서 ‘회사가 살면 노조도 산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령공장 노조는 설립후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품질 강화로 이어졌다. 신형 크루즈에 탑재한 6단자동변속기(제품명 6T35)는 기존 변속기보다 크기(18.5㎝)가 11㎜(변속기 차축과 미션축간 거리 기준) 줄었고 무게(71.5㎏)도 10.5㎏나 경량화했다.
변속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면서도 성능은 더 좋아졌다. 김경현 한국GM CO팀 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변속기는 힘의 손실을 줄여서, 엔진이 상대적으로 적은 분당회전수(rpm)로 더 큰 힘을 내도록 엔진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한다.
마력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신형 크루즈는 5600rpm에서 최고출력 153마력을 기록한다. 6000~6300rpm까지 회전수가 높아질 때 출력(117~132마력)이 가장 커지는 동급 준중형 3개 차종에 비해 힘이 더 좋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출력·토크를 효율화하고 무게·크기를 줄이면서 연비도 기존 변속기 대비 5% 정도 좋아졌다.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면서도 큰 힘을 내면 기름도 상대적으로 덜 쓰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박석곤 한국GM 보령사업본부장은 “한때 보령공장의 미션을 폄하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선진국 GM 공장이 보령공장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