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은 문 대통령의 기념사와 다른 역대 대통령의 기념사를 확실하게 차별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 기념사 핵심은 '진상규명' 의지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사와도 차별화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땐 '승화'의 대상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유가족의 사연을 듣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5ㆍ18 당시 계엄군에 발포 명령을 내린 사람이 누군지, 계엄군이 시민군을 향해 헬기 사격을 가했는지 등 지금까지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달 출간한 회고록에서 “5ㆍ18사태는 ‘폭동’이란 말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첫해 5ㆍ18 기념사들과 비교하면 문 대통령 기념사의 차별화된 특징은 더 분명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식도 전체적으로는 문 대통령과 비슷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도 진상규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제2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
진상규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진실이 왜곡돼 왔다고는 분명하게 지적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24주년 기념식이 끝난 뒤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는 5ㆍ18 광주의 숭고한 희생이 만들어낸 정부다. 5ㆍ18 광주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 건 이번 문 대통령의 기념사와 일치한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정직하게 땀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광주정신을 자신의 핵심 키워드였던 '개혁''정의'와 연결지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ㆍ18 민주화운동을 과거의 사건으로 묻어두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동력으로 승화시켜, 위대한 민주주의의 진전을 이루어 냈다”고 평가했다.
제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5.18 정신은 그 자체로 이미 귀중한 자산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국가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민주화로 활짝 피어난 5.18 을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하는 정신적 지주로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역사는 지금 우리에게 산업화ㆍ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를 이뤄내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다.
5년 뒤인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도 비슷한 톤으로 “이제 5ㆍ18 정신이 국민통합과 국민행복으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기념사는 “민주주의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신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로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제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3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위한행진곡' 합창순서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의 도전'을 한 목소리로 강조한 게 눈에 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