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유적에서 인골이 출토된 것은 국내 최초다. 제방을 쌓거나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을 주춧돌 아래에 매장하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인주(人柱) 설화가 허구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학계 주목을 받고 있다.
“하늘을 향해 똑바로 누워 있는 인골 1구
이 인골을 향해 있는 또 다른 인골 1구…
곧게 누운 점으로 미뤄 사망한 뒤 묻힌 것”
중국에서는 기원전 1600∼기원전 1000년경 상나라 시기에 성벽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제물로 쓰는 풍속이 유행했다고 전해지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에 충혜왕 4년에 인주 설화와 관련된 유언비어가 돌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인골이 출토된 서쪽 성벽은 조사를 통해 5세기께 처음 축조돼 6세기에 최종적으로 보수됐다. 이 때문에 인골이 묻힌 시기가 적어도 1500년 이상은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