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발간 『외래식물의 이해』
대부분 항구로 들어와 국내 정착
최근 7년 간 추가로 8종 유입 확인
관상·식·약용 가치 높은 식물 다수
“퇴치대상 유해 종과 구분 대응해야”
국립수목원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인천·울산·군산 등 주요 항구 3곳 주변의 식물생태를 조사한 결과 외래식물 8종이 새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유입된 외래식물은 갈퀴지치, 미국풀솜나물, 처진미꾸리광이, 왕도깨비바늘, 개쇠치지 등이다. 외래식물은 선박에 실은 곡물에 섞여 들어오거나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 속에 담겨있다가 정착하기도 한다.
개망초나 애기수영처럼 외래식물 중 10년 이상 생육과 확산이 진행된 이른바 ‘귀화식물’은 250종에 달한다. 서양민들레, 노랑토끼풀, 아까시나무 등이 대표 귀화식물이다.
지역별 침입 외래식물 분포를 보면 제주지역에 가장 많은 종(187종)이 서식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경기와 전남이 각각 164종, 인천 163종, 서울 158종, 강원 151종의 순이었다. 광주가 56종으로 가장 적고, 대전(64종), 울산(71종), 충북(91종), 부산(99종)의 순으로 적었다. 국립수목원 정수영 연구사는 “외래식물 종이 많은 곳에는 대규모 관광지나 공항, 항만이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원산지별 유입현황을 보면 남북아메리카 원산 식물이 120여 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라시아 및 아프리카가 각각 50여 종, 유럽 30여 종, 아시아 10여 종의 순이었다.
외래식물의 생태계 영향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물참새피 등 일부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토종식물 생태계에 양향을 주지 않고 관상 등 다양한 가치가 있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비누풀, 끈끈이대나물, 개앙귀비 등은 꽃이나 생김새가 독특하거나 아름다워 관상가치가 있다. 또 진홍토끼풀, 국화잎아욱, 서양메꽃, 별나팔꽃 등도 꽃이 아름답다.
잔디처럼 땅을 덮는 지피식물로 활용이 가능한 외래식물로는 노랑토끼풀, 좀개자리, 애기달맞이꽃 등이 있다. 마늘냉이, 땅꽈리, 애기땅빈대 등은 식용과 약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외래식물이다.
전문가들은 외래식물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아무리 관리를 철저히 해도 외래 식물의 유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며 “생태계 교란종 등 해로운 식물은 유입 이후 지자체 등이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이로운 식물은 자원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