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황사가 과거보다 다소 약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몽골에선 여전히 심각합니다. 바람 기류가 바뀌면 언제든지 2002년이나 2006년 같은 강한 황사가 한반도로 들이닥칠 수 있어요."
최근 몽골과 중국 북부에서 황사가 불어오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중국발 스모그로 인한 피해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은 정부에 확실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후보들도 미세먼지 대책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시민단체 '푸른아시아' 18년째 몽골에 나무 심기
오기출 사무총장, 경험 담은 책 '한 그루…' 발간
황사 막으려 축구장 795배 면적에 58만 그루 심어
"그래도 몽골 모래폭풍 심각, 언제든 한반도 닥쳐"
몽골 주민 자립모델로 2014년 유엔 환경상 수상도
"미세먼지, 국정 최우선 과제 삼아야 중국도 협조"
몽골의 사막화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1990년에만 해도 사막 또는 사막화 진행 지역이 국토의 40%였다. 이제는 80%로 늘었다.
1990~2010년 사이 20년 동안 몽골에서 호수 1166개, 강 887개, 우물 2900개가 사라졌다. 이제는 모래 폭풍도 연간 50일 이상 발생한다.
푸른아시아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서울·인천·수원·고양 등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의 후원으로 몽골에 나무를 심었다. 이뿐 아니라 나무를 주민 소득사업과 연결시켰다.
푸른아시아는 처음엔 나무를 심고 물을 주는 현지 주민에게 임금을 지불했다. 이제는 주미들이 스스로 감자와 채소·비타민나무(차차르칸) 등 농사도 같이 지어 자립하도록 돕고 있다.
오 사무총장은 “초기에는 심은 나무가 말라죽기도 했지만, 이제는 몽골 7개 지역의 580㏊에 약 58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게 됐다”고 말했다. 580㏊는 축구장 795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푸른 아시아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바양노르 지역에서 120㏊에 걸쳐 나무를 심었다. 그런데 이의 10배 면적인 1200㏊에 이르는 지역에서는 모래먼지 폭풍이 사라졌다고 한다.
오 사무총장은 “나무를 심는 것은 온실가스를 줄이고 사막화를 방지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파괴’에서 ‘살림’으로의 인간 의식을 진화시키는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도 관심이 많다. 황사나 스모그 둘 다 결국은 미세먼지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발 스모그를 해결하려면 우리부터 미세먼지 문제를 첫 번째 국정과제로 삼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2014년부터 이미 이 문제를 제1의 국정과제로 삼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한국이 제대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 사무총장은 “우리 정부가 한·중 정상회담 때 미세먼지 문제를 주요 의제로 제기하려면 우리 스스로도 미세먼지 문제를 제1의 국정과제로 삼고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