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남녀’ 제작진에 따르면 팔팔한 20대의 2년 가까운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야만 하는 남성들. 군대에서 받는 월급은 평균 18만 원 남짓이다. 휴가 나오면 ‘군바리’라며 벌레 취급받고, 제대하면 ‘복학생 아재’ 취급을 당한다.
징병제를 고수하는 권력자가 아닌, ‘기울어진 운동장’ 안에서 또 다른 형태로 착취당하는 마찬가지 처지의 여성들에게 ‘억울함의 화살’을 돌리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은 할 말이 있다. “여자가 군대 가면 평등해지나요?”라고 외치는 것.
지난해부터 여성 군 복무를 의무화한 노르웨이에서는 여성들이 나서서 ‘여성 징병제’를 추진했는데, 그 배경에는 ‘성평등’이 숨어 있다. 성평등 지수에서 노르웨이는 세계 3위, 한국은 116위로 격차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성 평등이 먼저다! 여성 복무 의무화만 이야기하지 말라”는 여성과, ‘군대’라는 두 글자만으로도 울컥하는 남자들이 갈등하는 한국. 이 나라가 성평등 국가로 발돋움하면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까.
이번 방송에서 영화감독 봉만대는 “나라를 지키는 데 남녀가 어디 있겠느냐”며 군대로 남녀를 나누지 말자고 강조한다. 성우 서유리는 “성평등 되면 군대 갈 수 있다고 했을 뿐인데, 내가 뭐 못할 말 했냐”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마초’로 각인된 빅데이터 전문가 정영진은 “여성이 군대에 먼저 간 후에 성평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반면, 기생충 박사 서민은 “남자들은 군대 갔다 온 것을 빌미로 평생을 우려먹는다”며 찌질한 남자들을 향한 분노를 표출한다.
특히 페미니스트 손희정은 “군인에 대한 보상과 대우는 국가가 만들어야한다”며 여성에게 화살을 돌리는 남성들의 행태에 속 시원한 일침을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