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EV는 전기차에 내연기관을 장착한 차량이다. 평소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서 달리다가, 배터리가 떨어지면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한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차량이 멈춰버리는 게 최대 단점인데, 내연기관 엔진이 달린 전기차인 PHEV는 이런 걱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연비·충전·편의성 등 장점 많지만
전기차보다 보조금 1700만원 적어
동급 하이브리드에 비해 가성비 ↓
4월 PHEV 판매량 65대에 그쳐
지난 2월 출시한 현대차의 PHEV 아이오닉 플러그인도 지난달 판매 대수는 37대에 불과했다. 이른바 ‘신차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이들을 포함해서 지난 4월 한국 시장에 등록한 PHEV는 총 65대였다.
똑같은 친환경 차로 분류하는 순수전기차는 훨씬 많이 팔린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대수(862대)는 PHEV의 13배가 넘는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전체 PHEV 판매 대수(65대) 보다 9배가량 많은 607대가 한 달 만에 팔렸다.
한국GM도 순수전기차 볼트 EV를 121대 팔았다. 공식 판매기록이 아닌 사전계약만으로 보면 이미 올해 수입하기로 한 600여대(개인 물량 400대)의 볼트EV가 모두 팔려나갔다.
이처럼 순수전기차가 PHEV보다 월등히 많이 팔리는 현상은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다. 차량 자체만 보면 PHEV가 전기차보다 경쟁력 있기 때문이다.
PHEV는 연비도 뛰어나다. 프리우스 프라임의 복합연비는 가솔린 주행시 21.4㎞/L, 전기차 주행시 6.4㎞/㎾h다. 모터를 완전 충전하고 기름도 가득 채우면 한 번에 960㎞까지 달린다. 아이오닉 플러그인(가솔린 주행시 20.5㎞/L, 전기차 주행시 5.5㎞/㎾h)도 항속거리(900㎞)가 서울-부산을 왕복(약 810㎞)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비해 국내 출시된 차 중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가 가장 긴 전기차(볼트EV)도 최대 383㎞ 밖에 못 달린다.
그런데도 PHEV가 전기차 대비 판매량이 저조한 결정적인 이유는 하이브리드카·전기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밀리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정부 보조금(1400만원)에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더해 최대 2600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PHEV는 보조금(500만원)과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해 최대 지원금이 840만원이다.
최대 보조금을 가정할 경우 프리우스 프라임(4060만원)·아이오닉 플러그인(N트림 2730만원, Q트림 2910만원)은 3000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순수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으면 대체로 PHEV보다 1000만원 더 저렴하다. ▶쏘울 EV 1680만~2880만원 ▶닛산 리프 1990만원~2580만원 ▶아이오닉 EV 2150만원 ▶볼트EV 2179만원 등이다. 동급 하이브리드카와 비교해도 PHEV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K5 하이브리드(2865만원~3270만원) 보다 K5 PHEV(3960만원)는 최대 1095만원 비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2886만~3330만원) 역시 쏘나타 PHEV(3893만~4250만원) 보다 1000만원 이상 더 돈을 줘야 한다. 정부 구매보조금을 감안해도 소비자들이 구입을 망설이는 배경이다.
김범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환경부가 친환경 차 보조금 제도를 수정하지 않는 이상 향후 출시되는 PHEV 차량 보급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