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루이 13세 양주 가리키며 선물 요구” 밝힌 김영재 부부 이번주 선고

중앙일보

입력 2017.05.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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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성형외과 원장 부인 박채윤 씨가 지난 2월 20일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신인섭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진료한 김영재 원장과 아내 박채윤씨의 1심 선고가 5월 셋째주인 18일에 나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최순실 국정 농단 수사에 나선 뒤 7개월 만에 나오는 첫 법원 판단이다. 광고감독 차은택씨의 선고가 11일 예정됐지만, 이 사건은 공범 관계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끝날 때까지 선고기일이 미뤄졌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오는 18일 김영재 원장과 부인 박채윤씨(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전 대통령 자문의) 선고 공판을 열 예정이다.
 
 지난 12일 법정에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딸의 예단 문제를 언급하며 김영재) 원장 부부에게 금품을 요구한 정황이 공개됐다. 증언에 따르면 김 원장 부부는 2014년 8월 당시 경제수석이었던 안 전 수석과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에 동행했다. 안 전 수석은 박씨와 함께 입국 심사장으로 향하는 길에 공항 청사 벽에 걸린 ‘루이 13세’ 양주 홍보 사진을 보고, “저 양주를 예단으로 많이 쓴다고 하더라. 딸이 시집갈 때 예단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귀국한 후에도 양주 얘기가 마음에 걸렸고, 결국 한 병을 구입해 부부 동반 모임에서 안 전 수석에게 선물했다”고도 말했다.

비선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이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 전 수석이 제주도 휴가에 가서 다금바리 사진을 박씨에게 전달한 정황도 나왔다. 박씨의 진술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월 말 제주도로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떠난 안 전 수석(당시 경제수석)은 박씨에게 ‘여기 조식 따로 사먹어야 하네요’ ‘다금바리 잘하는 곳 어딘지 아세요’ 등의 연락을 하고 호텔 사진과 다금바리 사진을 보냈다. 이후 ‘호텔비와 식사비 등 경비가 195만원이 나왔다’는 것도 알렸다는 것이 박씨의 주장이다. 다금바리 사진·195만원 언급 등을 ‘휴가비를 달라’는 뜻으로 이해한 박씨는 안 전 수석이 휴가에서 돌아온 후 300만원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특검은 지난 8일 결심 공판에서 “김영재·박채윤 부부는 각종 지원을 받았고 안종범 전 수석에게는 장기간 금품과 의료시술 등을 제공했다”며 김 원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박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김상만 원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