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이 공석인 법무부도 사정은 비슷했다. 각 부처의 장차관들이 일괄 사표를 내면서 장관 대행을 맡고 있던 이창재(52) 차관도 8일 사표를 냈기 때문이다. 법무부의 한 검사장급 간부는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검찰총장까지 나가게 되면 법무부와 검찰 모두 사령탑 공백 사태가 된다”고 걱정했다. 다른 법무부 간부는 “조직이 전체적으로 뒤숭숭해서 일도 손에 안 잡힌다”고 토로했다. 정권 교체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는 내부 반응도 있었다. 한 법무부 간부는 “총장이 사표를 내지 않았으면 ‘식물 총장’이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총장 사퇴에 뒤숭숭한 검찰
“힘든 시기 올 것” “일도 손에 안 잡혀”
후임 총장 임명에 한 달 이상 걸릴 듯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기소권과 수사권의 분리, 공수처 신설 등에 대해서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공수처가 또 다른 권력 기관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는 “지금도 경찰의 수사가 미비해 형사부 검사들이 밤을 새워 가며 일하고 있다”며 수사권 조정에 반감을 나타냈다.
새 검찰총장 임명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남 총장 임명 때는 후보추천위원회 구성과 국회 청문회 실시 등의 절차에 약 50일이 소요됐다.
법조계에서는 차기 총장 후보로 소병철(59·15기) 전 법무연수원장, 문무일(56·18기) 부산고검장, 청와대 사정비서관 출신인 신현수(59·16기) 변호사, 대구고검장 출신의 김경수(57·17기) 변호사 등을 거론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와의 인연이나 출신지 등을 배경으로 한 예측이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의 기준으로 검찰총장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