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문캠프 합류한 여야 마당발 “성심으로 모시되 예스맨은 안 될 것”

중앙일보

입력 2017.05.11 03:01

수정 2017.05.11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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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업무지시로 ‘일자리 상황점검과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보고서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김성룡 기자]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임종석 전 의원은 1980년대 운동권 출신이다. 51세의 나이에 비서실장이 됐다.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에 따라 전대협 출신의 386 이인영·오영식·우상호 등과 함께 영입돼 정계에 입문했다. 그해 16대 총선에서 서울 성동구의 한나라당 4선 이세기 의원을 꺾으며 34세의 당시 최연소로 원내 입성했다. 4년 뒤 재선에 성공하고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맡아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그 이후엔 굴곡이 적지 않았다. 2008년 총선에서 낙선했고, 2012년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출마 자체를 포기했다. 결국 대법원에선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2014년 지방선거 박원순 캠프에서 활동했고 곧이어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돼 한때 ‘박원순계’로 분류됐다. 지난해 말 ‘통합 캠프’를 꾸리기 위한 문 대통령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였고, 민주당 경선과 본선에서 비서실장으로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주변에선 “원만한 성격과 친근함, 여야를 가리지 않는 ‘마당발 인맥’이 강점”이라고 꼽는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임수경 방북 지휘한 전대협 의장
한국당 “주사파 출신 임명 재고를”

전남 장흥 출신인 임 비서실장은 한양대 1학년 때 ‘소리 새벽’이란 노래패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이던 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아 임수경 전 의원의 ‘평양 축전 참가’를 진두지휘했다. 지명수배됐지만 ‘신출귀몰’하며 경찰의 추적을 교묘하게 따돌려 ‘임길동’으로 불렸다. 그의 지명수배 전단은 2015년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삽입되기도 했다. 결국 체포돼 3년6개월간 옥고를 치렀고, 출소 후 정계 입문 전엔 시민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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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탁을 두고 문 대통령은 10일 “젊은 청와대, 역동적이고 군림하지 않는 청와대로의 변화”라며 “ 치열하게 토론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청와대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임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을) 성심으로 모시되 ‘예스맨’이 되지는 않겠다. 직언하고 격의 없이 토론하겠다”며 “청와대 비서실이라고 하면 비밀이 많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투명과 소통이라는 두 가지 원칙으로 비서실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임 비서실장은 주사파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복역했으며 과거 개성공단지원법 제정에 앞장섰던 인물”이라면서 “선거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안보관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재고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