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생후 2ㆍ12ㆍ18개월 된 쥐들에게 4주 동안 소량씩 THC를 투여했다. 쥐는 자연수명이 짧아 생후 12개월이 되면 뚜렷한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기 시작한다.
연구 결과 THC가 투여된 늙은 쥐들은 방향감지 능력과 같은 인지기능이 생후 2개월 된 젊은 쥐들 못지않게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늙은 쥐의 뇌 조직과 뇌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해보니, 젊은 쥐들의 뇌와 매우 유사한 특징들로 바뀌었다. 뇌 신경세포들 사이의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수도 증가했다.
연구팀을 이끈 본 대학 분자정신의학 연구소의 안드레아스 짐머 박사는 “마치 THC가 생체시계를 되돌려 놓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를 통해 쥐들은 뇌세포의 카나비노이드1(CB1) 수용체가 부족하면 뇌 노화가 급속히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CB1 수용체는 뇌세포의 신호전달 체인과 결합, 이를 작동시키는 단백질로 THC와 유사한 성분이다.
사람의 경우 이 단백질은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양이 줄어들면서 칸나비노이드 시스템의 활동도 저하되고 뇌의 노화 속도도 빨라진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됐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