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에서 예고한 대로, 관객이 기대한 대로 에이리언이 전면 부활한다. 그 흉악한 모습 그대로다. 스크린을 뛰쳐나올 기세로 달려들고, 피의 학살을 벌인다. ‘프로메테우스’가 에이리언과 인류의 기원을 찾는 여정이었다면, ‘커버넌트’는 에이리언과 인류의 사투가 핵심이다.
오늘 개봉 ‘에이리언 : 커버넌트’
인간 몸 침투해 세력 넓히는 괴물
공포감 크지만 결정적 한방 없어
스콧 감독 “관객 고문한 히치콕 방식”
영화 ‘싸이코’ 샤워 장면 오마주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에이리언의 부활이다. 기존 페이스허거나 체스트버스터 외에 신종 에이리언 네오모프까지 등장하는데, 그들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인간의 몸에 침투해, 숙주를 잠식해 간다. 파괴력과 속도감은 인간 능력 밖이다. 공포의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주 행성은 최대한 지구와 비슷한 모습으로 설정됐다. 탐사대의 의상이나 도구는 차라리 정글에 어울려 보인다. 그들은 더이상 산소통도 두툼한 우주복도 걸치지 않는다. 덕분에 더 쉽사리 위험에 노출되고 더 잔혹하게 당한다.
에이리언 대 인간의 사투 외에 AI 대 인간의 대립으로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 점은 이채로운 대목이다. 1인 2역으로 인공지능 로봇을 연기하는 마이클 패스밴더는 몰인정·냉혹함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반면 그에 가려 여자 전사 대니얼스의 존재감은 희미하게 흐려졌다. 그곳에 ‘새로운 리플리’는 없었다.
영화는 충분히 무섭다. 스콧 감독은 “‘프로메테우스’가 나의 영웅인 스탠리 큐브릭 감독을 떠올리게 했다면, 이번에는 배우와 관객을 고문하기 좋아했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방식을 따랐다”고 말했다. 그 유명한 ‘싸이코’(1960,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샤워 신을 오마주한다. 15세 관람가라고 무시하지 마시라.
함께 보면 좋을 영화들
● 라이프(2017,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
우주선 속 외계 생명체와 사투.
‘에이리언’ 아류로 폄하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긴장감.
● 프로메테우스(2012, 리들리 스콧 감독)
‘커버넌트’ 관람 전 반드시 예습해야 할 영화.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