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달 26일 첫 국산 항공모함을 진수함으로써 '해양굴기'의 꿈에 한 걸음 다가선 지 9일 만에 국산 여객기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개발 착수 9년 만에 성공…보잉,에어버스에 도전장
내년 9월 정기노선 첫 취항, 한국행 국제선도 가능성
C919는 2008년부터 연구개발에 들어가 7년만인 2015년 11월 출고한 이래 저속 활주와 고속 활주 시험 등 비행을 위한 118가지 실험을 마치고 이날 처음 창공으로 날아올랐다.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유인 우주도킹에 성공하는 등 수십여년간 공들여 확보한 중국의 우주 항공 기술이 바탕이 됐다. 시험비행 현장에 나타난 원로 항공과학자 청부스(程不時ㆍ87)는 ”국산 여객기를 갖겠다는 수십년의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해 했다. 중국 언론은 마오쩌둥(毛澤東)이 1970년 처음으로 여객기 개발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여객기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일차적으로는 자국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연간 항공이용객 4억8700만명으로 미국(6억5700만명)에 이어 세계 2위의 항공 시장이다. 해마다 승객이 급증하는 바람에 항공기 대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오는 2024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역대 지도자들은 미국이나 유럽 순방길에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항공기 대규모 구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외교 카드로 활용하기도 했다.
코맥의 여객기 생산이 궤도에 오르면 세계 여객기 시장에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대 수요 국가인 중국의 항공사들이 자국산을 우선 구매하면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신화통신은 “코맥이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을 포함, 국내외 23개 항공사와 C919 570대 판매 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미국의 GE캐피털항공서비스(GECAS) 등 국제노선 운항업체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항공사들이 C919를 구매하면 국내선 뿐 아니라 단거리 노선인 한국행 국제선에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코맥은 2020년에 C919 생산 능력을 연간 15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코맥은 C919 출시에 앞서 지난해 중국 최초의 제트엔진 소형
여객기인 90인승 ARJ21-700을 생산해 시장에 진입했다.
고속철도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중국이 단기간에 세계 시장에 진출할 만큼 기술력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처럼 여객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관건은 중국 항공사의 운행 과정에서 드러날 C919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