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표 허용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3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유 있게 1위를 달렸다.
MBC 조사에서 문 후보는 40.6%,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9.3%,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7.7%를 얻었다. SBS 조사에서는 문 후보 40.8%, 안 후보 18.3%, 홍 후보 16.2%,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문 후보 40.2%, 안 후보 19.9%, 홍 후보 17.7%였다.
4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금지 등 ‘블랙아웃’ 돌입
文 선두 유지 이견 없지만 각 후보 진영 ‘마지막 스퍼트’
① 文, 과반득표에 성공할까
문 후보 측은 야권 지지층 총결집과 중도·보수 확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적폐 청산론과 위기론을 동시에 부각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상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보수층이 결집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이 불가하다. 낙관할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② ‘샤이(Shy) 안철수’ 얼마나 될까
안 후보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당선되면 유승민·심상정 후보와 함께 정부를 구성하겠다”며 “문재인·홍준표 후보는 과거다.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 저 안철수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김영환 국민의당 미디어본부장은 3일 브리핑에서 “최근 여론조사 분석에 의하면 부동층을 포함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유동층이 50%에 달하고 있다”며 “문재인과 홍준표의 하락·정체와 안철수의 상승 계기가 마련되면서 판세가 역전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③ 洪, 미풍일까 태풍일까
홍 후보 측은 바른정당을 포함한 보수층 결집을 통해 역전승을 거두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홍 후보 측은 1987년 대선 때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후보)을 누르고 당선된 것을 모델로 삼고 있다. 당시 노 후보는 36.6%로 역대 대선 최저 득표율(당선인 기준)을 기록한 바 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오락가락 행보가 보수표 결집으로 이어질지, 진보표의 결집으로 이어질지, 중도·보수에 가까운 안철수에게 이동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문재인 후보의 ‘선거 후 자유한국당과의 협치 추진’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④ 沈바람, 산들바람일까 심술바람일까
이에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년 전 지방선거 때 2만 표차로 고배를 들었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야권후보 단일화가 불발되면서 서울시장 선거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 한명숙 민주당 후보, 노회찬 진보신당(현 정의당) 후보 삼자대결로 치러졌다.
김민석 문재인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은 3일 심상정 후보 지지율 상승과 관련해 “심 후보와 정의당에 대한 지지와 투표 의사도 있겠지만, 진보의제를 확실하게 다음 정권의 국정에 반영하라는 주문이 아닐까 싶다”고 해석했다.
⑤ 여론조사, 이번에는 맞을까
안 후보 측 김영환 미디어본부장은 “현재 여론조사는 믿기 어려운 구조다. 15% 정도의 ‘안철수 표’가 묻혀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보층의 과표집(過標集)과 중도·보수층의 과소표집(過小標集)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대선전(戰)과 관련해 전계완 평론가는 여론조사상 드러난 반응과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흐름을 함께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 총선, 영국 브렉시트(EU 탈퇴) 찬반투표, 미 대선에서 여론조사기관들이 체면을 구겼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전 평론가는 “샤이 진보와 샤이 보수가 존재한다면 그들은 투표장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표심을 숨길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대선은 과정을 통해 결과를 추론(推論)하기 어려운 선거다. 선거 후 결과를 놓고 과정을 반추(反芻)해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