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시 금호동에 위치한 A아파트는 1년 새 공동주택 공시 가격이 14.2% 상승했다.
최고층이 15층인 이 아파트는 지난해 공시가격도 7.14%나 올랐다. 속초시 조양동에 사는 이경호(35)씨는 “동서고속도로 개통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아파트값이 오른 것 같다”면서 “최근 들어 속초지역 아파트 거래도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이 심상치 않다. 올해 변동률 평균은 8.34%로 제주 20.02%, 부산 10.52%에 이어 셋째다. 수도권 지역보다 더 상승했다. 서울은 8.12%, 인천 4.44%, 경기는 3.54%에 그쳤다. 전국 평균 역시 4.44%로 강원과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강원도 올해 8.34%, 제주 20.02%, 부산 10.52% 이어 세 번째
서울 8.12%, 인천 4.44%, 경기 3.54%, 전국 평균 4.44% 그쳐
평창올림픽 앞두고 동서고속철도 등 교통인프라 확충이 요인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 황용관 서기관은 “서울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개통을 앞두고 있고 동해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최근 개통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양양을 연결하는 동서고속도로(총연장 150㎞)는 오는 6월 개통된다. 이 도로가 뚫리면 3시간가량 걸리던 서울에서 양양·속초 구간을 1시간30분 만에 갈 수 있다.
동해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잇따라 완공된 것도 상승요인이다. 지난해 11월엔 속초와 양양(18.5㎞)을 잇는 고속도로가, 9월엔 동해와 남삼척(18.6㎞)을 잇는 고속도로가 뚫렸다. 현재 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 등 동해안 5개 시·군 총 122.2㎞의 동해고속도로가 모두 연결된 상태다.
여기에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1시간15분(189㎞) 만에 이동할 수 있는 동서고속화 철도 사업(2024년 완공예정)마저 확정돼 앞으로 부동산 가치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2018평창겨울올림픽을 치르는 강릉과 평창의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빙상경기가 주로 열리는 강릉시는 저동에 위치한 5층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1년새 18.68%나 상승했다. 강릉시 송정동에 위치한 15층 아파트 역시 15%나 올랐다. 이 아파트들은 매년 6~7%씩 공시가가 오르고 있다.
설상경기가 열리는 평창군은 진부면에 있는 4층 빌라가 1년새 12.67%가 올랐다. 인근에 위치한 또다른 5층 빌라 역시 11%가 상승했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올림픽도시라는 이미지와 수도권과의 전철 연결을 앞두고 있다는 기대 심리가 공시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공시가격이 상승한 지역 인근에 평창겨울올림픽 핵심 교통망인 역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1시간 38분, 강릉까지 1시간 52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원주∼강릉 복선전철(120.2㎞)이 개통된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교통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관광인프라 조성이 속도를 내면서 속초지역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릉과 평창은 올림픽 영향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올림픽 유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승세를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속초·평창=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