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프전 5년 만에 우승
해결사 양희종, 3점슛 8개 ‘백발백중’
종료 5.7초전 이정현 극적 위닝샷
‘붕대 투혼’ 오세근, 챔프전 MVP에
김승기, 선수·코치·감독으로 우승
“최근 우승팀 중 최강 어벤저스”
2012년 4월, 20대의 나이에 챔프전 우승을 처음 경험했던 이정현-양희종-오세근 트리오는 각각 서른이 넘은 베테랑이 돼서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에도 KGC인삼공사는 원주 동부와의 챔프전 6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양희종의 극적인 골밑슛으로 승리(66-64)를 거두고 우승(4승2패)을 차지했다.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 오세근은 “30대가 돼서 챔프전에서 우승하면 무척 뜻깊을 것 같다. 희종이형, 정현이와 함께 통합 우승의 기쁨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5년 만에 또다시 정상에 오르기까지 이들 트리오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국내 득점 1위(15.28점)에 올랐던 이정현은 챔프전 2차전에서 삼성 가드 이관희와 몸싸움을 벌이다 많은 야유를 받았다. 이정현은 “프로 선수로 생활하면서 이렇게 힘든 건 처음이었다”고 했다. 평소 허슬 플레이를 많이 펼치는 양희종은 어깨·팔목·발목 등 성한 곳 없이 코트를 누볐다. 오세근은 5차전 도중 상대 선수를 막다가 왼손을 다쳐 압박 붕대를 감은 채 6차전에 나섰다. 더구나 흉부 미세 골절 진단까지 받았을 정도로 몸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
오세근은 고비 때 마다 착실히 득점을 올리는 한편 상대 주득점원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이를 악물고 뛴 이정현은 마지막 순간 결정적인 ‘위닝샷’으로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정현은 “드라마 같은 경기였다.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못할 챔프전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동광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경험과 집중력이 어우러지면서 KGC인삼공사는 최근 몇년새 우승한 팀 중에 가장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공격과 수비 전력이 골고루 탄탄한 KGC인삼공사는 ‘KBL의 어벤저스’라는 말을 들으면서 올 시즌을 화려하게 마쳤다.
6강·4강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5경기를 치르고 9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정규리그 3위 삼성은 우승을 넘봤지만 KGC인삼공사의 벽을 넘진 못했다. 이상민 감독은 “감독을 맡고 가장 행복한 시즌을 보냈다. 후회는 없다. 다시 챔피언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2016-2017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안양 KGC인삼공사(4승2패)-서울 삼성(2승4패)
1차전 86-77 (KGC 승) 2차전 61-75 (삼성 승)
3차전 88-82 (KGC 승) 4차전 78-82 (삼성 승)
5차전 81-72 (KGC 승) 6차전 88-86 (KGC 승)
1차전 86-77 (KGC 승) 2차전 61-75 (삼성 승)
3차전 88-82 (KGC 승) 4차전 78-82 (삼성 승)
5차전 81-72 (KGC 승) 6차전 88-86 (KGC 승)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