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암 환자, 스마트폰 앱으로 AS 받는다

중앙일보

입력 2017.05.02 19:39

수정 2017.05.15 19:05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서울성모병원이 암 환자에게 임상 적용한 앱 화면. 환자가 퇴원한 뒤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변화 등을 병원과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에서 전립선암 수술을 받고 지난달 퇴원한 공모(60·경남 통영시)씨는 매일 실행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하나 있다. 아침엔 이 앱을 켜고 여기에서 나오는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한다. 준비운동부터 근력운동·마무리운동까지 40여 분간 걸린다. 
 
식사 기간엔 앱에서 자기 같은 암환자에게 맞는 식이요법을 확인한다. 오후에는 병원에서 받은, 시계처럼 생긴 스마트기기를 차고 야외운동을 한다. 자신의 심박 수, 걸음 수 등이 기기에 측정돼 앱에 자동 저장된다. '세컨드 윈드'라는 이름의 앱이다. 공씨는 “퇴원 후 앱으로 건강을 관리하니 효과도 좋고 기록이 남아서 동기 부여도 된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60대 전립선암 환자 첫 적용
칼로리 소모량, 심박수 등 입력해 실시간 공유
세브란스·아산·삼성병원도 서비스 준비 중
정보화진흥원 지원한 '스마트 애프터케어 서비스'
병원별 환자에 무료 도입…향후 유료화 계획

서울성모병원은 2일 "암·심장질환 등 중증질환자가 퇴원하면 스마트폰 앱으로 건강을 관리하게 돕는 ‘스마트 애프터 케어’ 서비스를 최근 시작해 전립선암 환자에게 우선 도입했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원하는 ‘스마트 애프터 케어 서비스 구축 및 실증 사업’에 선정돼 2015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
 
공씨 주치의로 앱 사용을 추천한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이지열 교수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운동량·영양 상태 등을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다. 퇴원 후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분석·관리하면 회복과 재활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보다 많은 환자군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개인별 맞춤형 운동 동영상 프로그램 제작 등 다양한 콘텐트도 개발할 것”이라 덧붙였다. 
 
현재는 시범운영 단계여서 병원 측은 환자들이 시계 형태의 스마트기기와 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시범운영이 끝나면 유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는 스마트기기와 앱 구입 비용으로 15만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이 암 환자에게 임상 적용한 앱 화면. 혈당·혈압·약물 복용 등의 정보를 환자가 기록해 병원과 공유하고 필요한 정보도 찾아볼 수 있게 해준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이 앱은 혈당‧혈압을 측정하는 기기 중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것과도 호환이 된다. 앱 개발 실무를 담당한 (주)메디플러스솔루션 배윤정 이사는 "환자는 식사나 약물 복용 여부만 입력하면 된다. 혈압·혈당·운동량(심박 수)은 앱과 블루투스로 연결된 의료기기가 자동으로 파악해 사용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이 앱에선 환자가 궁금증을 전문가에게 물어볼 수 있고 운동법·식이요법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관련기사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원한 스마트 애프터 케어 서비스엔 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 병원도 유사한 앱을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다. 현재는 각 병원 환자들만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정보화진흥원은 장기적으로 이들 이외 병원 환자에게도 이 서비스를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보화진흥원 ICT융합본부 의료복지팀 이수인 선임은 "스마트 애프커 케어 서비스는 심장질환·암·뇌신경질환 등 다양한 환자의 건강 관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