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도 지난해 1년간 7% 넘게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제2 공항 건설 등 각종 개발 호재와 인구 급증, 느슨한 청약 규제 등이 맞물리며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청약 미달 속출, 미분양도 급증
겁없이 오르던 아파트 값도 꺾여
사드 풀릴 때까지 숨고르기 예상
미분양 주택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 3월 말 기준 735가구로 한 달 전보다 64.8%(289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12월(271가구)의 2배를 넘는다. 이 때문에 제주는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김성오 HUG 도시정비심사팀장은 “미분양이 많아 공급 물량을 줄여야 하므로 앞으로 건설사 등이 제주에서 분양에 필요한 분양보증을 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택 거래량도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분기(1~3월) 매매된 제주 주택은 2933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17.8% 줄었고 지난 5년 평균(2012~2016년)에 비해선 6.5% 적다.
제주 주택시장의 열기가 빠진 데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란 등으로 중국인 투자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제주 부동산 투자의 큰손이던 중국인 투자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제주 부동산 시장의 ‘중국 특수’가 꺾이면서 국내 수요도 크게 줄었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투자 수요 유입으로 가파르게 오르던 제주 집값이 최근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주 주택시장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중국 관광객 감소 등 악재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늘고 집값 상승폭은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에 신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