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이날 충남 공주대 후문에서 진행한 집중유세에서 “문재인이 지금 우리 충남에서만 1등 하는 게 아니라 전국 모든 지역에서 1등”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文에게 기울어 보여
국민의당 “호남 판세, 빅데이터 보면 박빙 승부”
투표율, 부동층 표심, 후보단일화가 마지막 변수 될 듯
문 후보 측의 주장대로 양강구도가 무너진 걸까. 문 후보의 독주로 막을 내릴까.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전문가의 진단 등을 토대로 사실 여부를 점검해봤다.
① 여론조사상 격차는 커져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7~29일 15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서는 문 후보 42.6%, 안 후보 20.9%, 홍 후보 16.7%, 심 후보 7.6%, 유 후보 5.2%였다.
두 조사 결과를 보면 문 후보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홍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안 후보는 4월 10일 전후만 하더라도 다자 가상대결에서도 문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박해성 타임리서치 대표는 “문 후보의 지지율 40% 정도는 다자구도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깝다”면서 “막판에 메가톤급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현재 판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②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판세는 다를 것”
안 후보 측이 왜곡 가능성을 제기한 샘플은 CBS노컷뉴스의 24~26일 여론조사와 JTBC의 25~26일 여론조사다. 노컷뉴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 44.4%, 안 후보 22.8%로 21.6%포인트의 격차를 보인 반면, JTBC의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 41%, 안 후보 36.2%로 격차가 11.5%포인트에 그쳤다.
또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는 “문 후보 적극 지지층의 여론조사 전화 응답률이 65%에 이르는 데 반해 보수층의 응답률은 35%에 불과하다. 탄핵 국면에서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중도·보수가 투표장에 들어갈 때까지 표심을 숨길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③ 입은 속였지만 손은 정직하다?
역대 주요 선거에서 호남과 수도권은 지지율 ‘동조화(coupling) 현상’을 보여왔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그랬고, 5년 전 대선에서도 그랬다. 5월 초를 기점으로 이 같은 현상이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인 전망과 달리 구글 검색 트렌드 분석은 ‘샤이 트럼프’ 계층을 잡아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입은 속였지만 손은 정직하다”는 뼈있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미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는 일반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패배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였다. 구글 트렌드 등 빅데이터 분석만이 트럼프의 승리를 정확히 예측했다”며 “지금 우리나라 대선과 관련한 빅데이터 결과를 보면 안 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④ 깜깜이 6일... 3가지 막판 변수
첫째, 투표율이다. 지난 대선에서 20대·30대·40대의 투표율은 각각 68%·70%·75%였다. 전국 평균은 75.8%였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의 투표율은 82%와 80%였다. 투표율이 70% 이상이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지만 결과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였다.
둘째, 부동층의 향배다. 특히 샤이 보수가 누구에게 표를 줄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조선일보 조사(4월 21~22일) 조사에서 부동층은 21.3%로 2주 전(14.5%)과 1주(20.6%) 전 비해 높아졌다. 특히 50대 이상, 고연령층, 대구·경북(TK)에서 부동층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YTN·서울신문 여론조사(4월 17일)를 통해 드러난 샤이 보수의 규모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신이 보수라고 응답한 사람 중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지만 현재는 지지 후보가 없다는 사람은 20% 정도였다. 50대에서는 9.4%, 60대 이상에서는 23.7%로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부동층의 비율이 높았다.
셋째, 후보 단일화다. 후보들은 하나같이 “그럴 일 없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정당 간 물밑접촉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후보가 지난 26일 JTBC 토론회 마무리 발언 때 집권 후 비전 발표 대신 후보 단일화를 비판했던 것도 성사될 경우 그만큼 위력이 클 것이라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40% 안팎에 묶여 있는 만큼 안 후보의 막판 반등과 안·홍·유 후보의 단일화 성사 여부에 따라 판세는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