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서울시당위원장인 이은재(강남병) 의원은 28일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고자 한다. 좌파 세력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제 한 몸 기꺼이 던지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의 자유한국당 복당으로 바른정당 의석은 32석으로 줄었다.
탈당 발표전 이 의원을 포함해 김학용ㆍ김성태ㆍ이종구ㆍ홍문표ㆍ장제원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 8명은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조찬 회동을 했다. 이들은 회동 뒤 주호영 원내대표와 권성동ㆍ김용태ㆍ황영철 의원 등의 서명을 추가로 받아 20명 의원 명의로 “3자 후보 단일화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은재 의원, 탈당 후 자유한국당 복당 첫 사례
비유승민계 20명, 단일화 재촉구 입장문 발표
투표용지 인쇄시기(30일) 넘기면 단일화 효과 반감
유 후보는 그러나 이날도 “민주적 절차를 거쳐 후보를 뽑아놓고 막판에 흔들기를 하는 건 정당 역사상 없다”며 “선거운동이 하기 싫으면 최소한 (후보) 흔들기는 안 해야 한다. 그게 당연히 도리 아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지난 25일) TV 토론에서 저를 포함해서 후보 세 사람 모두 단일화는 없다고 국민이 보는 앞에서 이야기 했다”며 “그럼에도 모임을 계속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현재로선 바른정당이 더 큰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쓸릴 가능성이 크다. 이날 입장문을 낸 의원들은 유 후보가 계속 완주를 고집할 경우 집단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홍문표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후보가 계속 그대로라면 이르면 일요일(30일)이나 월요일(5월 1일)에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최종 결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미 유승민계 의원들과 비유승민계 의원들 사이의 감정이 상당히 악화된 것도 갈등 봉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 의원의 탈당을 두고 유 후보와 가까운 의원들 사이에선 “나가줘서 고맙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정치권에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30일을 넘긴다면 단일화 동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설사 단일화가 되더라도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투표용지에 후보 이름이 그대로 남게 되면 무효표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른정당 내분의 경우 단일화 요구 자체가 대선 이후 정계개편 또는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정치적 포석의 성격이 강하고, 친 유승민계와 비 유승민계 사이의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단일화 효과와는 무관하게 갈등이 계속 폭발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허진ㆍ정종훈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