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최근 여론조사상으로는 '중도'안철수 후보와 '보수' 홍준표 후보사이에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고, '진보' 문재인 후보도 꽤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샤이(shy) 보수'들이 표심을 숨기고 있을까. 아니면 지역의 표심이 정말로 고민하고 있는 걸까.
JTBCㆍ한국리서치가 26일 성인 1000명을 상대로 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TK(대구·경북)지역에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7.7%, 자유한국당 홍 후보는 21.7%, 더불어민주당 문 후보 18.1%였다. (응답률 23.7%,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지난 18~19일 조사에서는 안 후보는 44.8%, 문 후보 21.3%,홍 후보 14.5%였다.
이 지역엔 부동층도 많다. 26일 조사에서 ‘투표할 후보가 없다’, ‘모르겠다'는 응답도 18.6%로 강원ㆍ제주 다음으로 많았다.
처음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민주당 경선 당시엔 안희정 충남지사로 옮아갔던 TK의 민심은 4월 초 각 당 경선이 끝난 후엔 안철수 후보에게 쏠렸다. 하지만 최근 홍 후보가 부상하면서 접전양상으로 바뀌었다. 홍ㆍ안 두 후보가 26~27일 대구와 경북 유세전에 총력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①홍준표로의 보수 재결집일까=홍 후보가 26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한 ‘서민 토크쇼’는 1만명(주최측 추산)의 청중을 끌어모아 당내에선 ‘대구대첩’으로 불린다. 여세를 몰아 홍 후보는 27일에도 구미ㆍ김천 등을 공략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엔 “동남풍이 태풍이 돼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지역에서의 분위기도 상승세다. 구미역 앞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모(65)씨는 "IMF 외환위기 때보다 경기가 더 어려우니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안철수에게 마음이 잠깐 갔다가 홍준표로 다시 바꿨다"고 했다. 대구 두류공원에서 만난 박두식(72)씨도 “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보수를 잘 대변하고, 말도 시원시원하게 하는 홍준표를 뽑을라칸다”고 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오일순(72)씨는 "홍 후보 보다 똑똑해보이는 안철수가 안 낫겄지 싶으다"며 "지난번 (토론)엔 못하더니 이번엔 좀 낫더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안 후보를 지지한다는 대학생 김지수(23)씨는 “정치를 바꾸려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배성제(20)씨는 "처음엔 의사출신에 창업도 직접 했으니 안 후보에게 기대를 많이 했지만 (광주 경선) 렌터카 의혹에 부인 채용 문제 등 각종 의혹이 많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대구=정종훈ㆍ안효성, 구미ㆍ김천=백민경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