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추세와 관련해 각 후보 측은 양강(兩剛) 구도냐, 삼강(三剛) 구도냐, 아니면 1강 2중 구도냐를 놓고 서로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구도를 짜려는 목적의 아전인수 격 해석이다. 실제 지지세가 어떻든, 적어도 문화예술계와 체육계의 호응을 놓고 봤을 때는 1강 2중 구도가 짜여지는 듯한 모습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도 다양한 인사가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가수 전인권, 작가 임경선, 김운용 전 세계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서울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김광선, 복싱 세계챔피언 장정구,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양영자 등이 그들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도 많은 인사가 몰리고 있다. 영화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 영화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 ‘소수의견’의 소설가 손아람 등이다.
이렇듯 문화예술계와 체육계의 지지 구도가 선명히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가수 전인권씨가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들로부터 “적폐 가수”라는 공격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콘서트 예매가 줄줄이 취소된 데 이어 최근에는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전씨는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에 다른 후보 지지자들에게 공격을 받는 상황에 대해 “전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역시 안 후보를 지지한 임경선 작가 또한 공개 지지 이후 사이버 테러를 당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고통을 호소했다.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지난번의 언어 성폭력 가해에 이어 이런 칼부림 협박 멘션을 받는 거는 저 하나로 부디 끝나기를 바란다”고 적은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동료 문화예술인들의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심상정 후보를 공개 지지한 박찬욱 감독은 27일 공개된 영상에서 “언제가 돼야 아무 걱정 없이 자기 소신껏 투표를 할 수 있는 있느냐”고 발언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가수 이은미씨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사람이 전인권씨의 헤어스타일을 할 필요가 없듯이 본인의 정치적 소신을 밝힌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