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 권리 논쟁으로 세계가 뜨겁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엄마로서의 권리가 침해됐다”는 한 여성의 사연을 26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버지니아주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던 애니 페구에로(42)는 19개월된 아이가 칭얼대자 진정시키기 위해 젖을 물렸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예배당에서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가리개 없이 모유 수유를 하면 남성들이나 청소년, 또는 다른 신도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튿날인 24일(현지시간) 페구에로는 페이스북 라이브로 이 같은 경험을 공개하면서 “모유 수유가 정상적인 행동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의회는 2015년 여성은 어디서든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페구에로는 변호사와 함께 해당 교회가 법으로 보장된 수유 권리를 침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도록 압박하고 있다.
헬스 트레이너 겸 영양 전문가인 페구에로는 페북 라이브로 두 아이를 키우는 팁을 종종 소개해왔다. 그는 아이를 갖기 오래 전부터 모유 수유를 고대해왔다고 한다. 그는 “내 아이에게 제일 좋은 선물이라는 걸 알기에 가능한 오래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모유 수유하다 교회에서 내쫓긴 미국 여성
"법으로 보장된 엄마의 권리 침해됐다"
끊이지 않는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 논쟁
지난해 8월 세계 모유 수유 주간에는 전세계 곳곳에서 관련 퍼포먼스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1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 세례 축일을 맞아 시스티나 성당에서 아기들에게 세례를 주다가 몇몇이 울자 "어머니들은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돌봤듯이 두려워 말고 젖을 물리라"고 배려했다.
페이스북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normalizebreastfeeding'이라는 태그를 달고 모유 수유 사진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호텔 레스토랑에 수유공간이 없어 화장실에서 젖을 먹여야 했다는 경험담 등이 종종 올라온다. 한국에선 어디서든 제한 없이 수유하는 권리를 찾아 나서기 보다는 수유실 설치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더 크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