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양리혜 yang.rihye@joongang.co.kr
여전한 포켓몬의 인기 실감
판교 현대백화점 10층에서 열린 포켓몬 코리안리그 2016-2017 봄리그 현장은 열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경기 외에도 팝업스토어, 한정 포켓몬 배포 이벤트 등이 열려 부모님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많은 포켓몬 팬이 모였습니다. 8일 토요일엔 포켓몬 카드 게임, 9일 일요일은 시리즈 최신작인 포켓몬 썬·문의 우승자를 가르는 날이었죠. 발 딛는 곳마다 3DS와 포켓몬 상품을 손에 든 사람으로 가득했습니다.
경기장 밖 팝업스토어엔 대형 잠만보 인형, 침낭을 입은 피카츄 인형 등 한정 상품이 나와 오전 10시 오픈과 동시에 긴 줄이 늘어섰어요. 초조한 얼굴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한 어린이는 포켓몬 상품을 사기 위해 부모님에게 집안일을 돕겠다는 약속을 수차례 했습니다. 결국 커다란 메타몽 인형을 안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계산대를 나섰죠.
꿈의 무대를 향한 열띤 경쟁
경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경기장 한편에서 작은 팬미팅이 열렸습니다. 팬미팅의 주인공은 바로 2013년 ‘포켓몬스터 XY 메가대전 이벤트’ 우승자 신정훈 선수입니다. 4강전을 위해 잠시 쉬는 동안 어린이 팬과 사진을 찍고 사인도 하는 등 팬서비스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죠. 그러나 카푸나비나를 선두로 출전한 4강전에서 백준규 선수에게 패배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4강전이 끝나고 가려진 각 부문 결승 진출자는 총 여섯 명이었습니다. 주니어 부문은 정원준·조상연 선수, 시니어 부문은 정원석·홍주영 선수, 마스터 부문은 백준규·이경수 선수였죠. 정원준·조상연 선수는 가족과 친구들의 환호 속에서 서로 악수하고 진지한 얼굴로 전략을 짜는 프로게이머 못지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원준 선수는 형인 시니어 부문 정원석 선수의 격려를 받으며 게임에 나섰죠.
무대 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는 마스터 부문의 경기는 격렬했습니다. 종이신도·페르시온으로 시작한 이경수 선수와 윈디·카푸느지느로 시작한 백준규 선수는 엎치락뒤치락하며 1차전에선 백 선수가, 2차전에선 이 선수가 승리했죠. 마지막 경기에선 잠만보를 선두에 세운 이경수 선수의 파티가 윈디의 일격으로 위태로워지고, 결국 전기 고슴도치인 토게데마루의 막판 공격으로 백 선수가 승리에 쐐기를 박았죠. 동그랗고 귀엽기만 한 토게데마루로 우승한 백 선수는 2014년 월드챔피언십에서 파치리스로 우승한 박세준 선수를 떠올리게 했어요. 포켓몬을 좋아하는 소중 독자라면 잊지 못할 명장면일 겁니다.
코리안리그 2016-2017 봄리그의 주니어 부문은 조상연 선수, 시니어는 정원석 선수, 마스터는 백준규 선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정원석 선수는 ‘형제 우승’에 실패한 아쉬움을 밝혔죠. 조상연 선수는 주니어 부문의 승자답게 상품을 양손에 들고 포효하는 포즈를 취해 관객에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백준규 선수는 궁극기술을 위한 Z링을 손목에 차고 게임 동작을 따라 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죠.
봄리그의 상위 입상자는 5월 5~7일 송도에서 열리는 월드챔피언십2017 대한민국 대표 선발전에 참가하게 됩니다. 꿈의 리그, 월드챔피언십을 향한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포켓몬 월드챔피언십2017 대한민국 대표 선발전
장소: 인천 송도 트리플스트리트 D 지하 1층